[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은 26일(현지시간) '가까운 남성 친척'의 동행 없이 여성들의 장거리 이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또한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들에게는 승차를 거부할 것도 요구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여성을 포로로 삼는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 법의 극단적인 해석을 집행하는 조직인 '미덕 촉진·악덕 방지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새 지침을 공개했다. 사데크 아키프 무하자르 대변인은 "72㎞(45마일) 이상 여행하는 여성이 가까운 가족과 동행하지 않을 경우, 차에 태워서는 안된다"며 "이 가족은 반드시 '가까운 남자 친척'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교통수단을 찾는 여성들이 히잡을 쓰지 않았을 경우 승차를 거부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새 지침에는 사람들이 차량 내에서 음악 재생을 하지 못하도록 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지침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TV 채널에 여성 배우가 등장하는 드라마 등의 상영을 중단하도록 요청한 지 불과 몇 주만에 나온 것이다. 여성의 교육·취업권을 철저히 박탈했던 1990년대 1차 집권기와 달리 '권리 신장을 보장하겠다'며 유화적 스탠스를 취하는 가 했던 탈레반은 최근 들어 여성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헤더 바 부국장은 AFP통신에 "본질적으로 여성을 포로로 삼으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여성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여행을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또는 그들이 가정폭력에 직면할 경우 도망칠 수 있는 것조차 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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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은 "1990년대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하는 동안 여성들의 권리는 심각하게 축소됐다"며 "아프가니스탄은 올 겨울 빈곤 사태에 직면해있고, 주요 원조단체들은 '여성 인권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요 외신들은 탈레반의 이번 지침이 서방 국가들의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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