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금융권 결산]보험업계, 디지털·ESG경영 잰걸음
2021년 금융권 결산 ②보험업계
코로나 반사이익 누렸다
수입보험료 156조…전년비 2.1%↑
고승범 금융위원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이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위원장·보험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및 유관기관 전문가 들과 만나 보험산업 발전 방향 및 주요 현안 등을 논의한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보험업계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보험시장 포화로 장기적인 업황 부진에 빠져드는 기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반사효과를 누린 셈이다. 질병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는 한 해 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극심한 경영 환경 변화를 따라가느라 잰걸음을 걸었다. 비대면 확산에 따른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였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나 보험의 제조와 판매 분리가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내년에도 보험사에게 혁신을 주문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이 예정된 만큼 더 숨가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가 안겨준 실적 보따리
당초 올해 보험시장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보험산업을 전망하면서 수입보험료가 작년에 비해 1.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는 소폭(0.4%)이지만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는 미쳐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1월부터 9월까지 보험사 수입보험료는 15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나 증가했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보다 0.9% 늘었으며, 손해보험사는 무려 3.5%라는 신장세를 달성했다.
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순익도 불어났다. 3분기까지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7조63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37.3%나 급증했다. 생보사는 17.8% 늘어난 3조6915억원, 손보사는 3조9390억원으로 증가율이 무려 62.6%에 달했다. 보험업계에서 ‘코로나만 같았으면’하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는 보험업계 안팎으로 많은 변화를 촉진했다. 초저금리 시대를 열어 보험사의 투자이익을 얼어붙게 했다. 생·손보사 모두 투자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거나 소폭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재해, 질병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의료기관 이용을 감소시켜 자동차보험과 같은 주요 상품의 손해율을 극적으로 낮췄다.
올들어 수입보험료가 늘어난 상품을 살펴보면 생보사는 변액보험(9.6%)과 보장성보험(2.4%)이, 손보사는 장기보험(5.3%), 자동차보험(3.8%)이 두각을 나타냈다.
새 과제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과 ESG
코로나19는 보험사에 꽃다발만 안겨주지는 않았다. 대면 대신 비대면을 가속화시키면서 ‘사람’에 의존해온 보험사를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험대에 서게 했다.
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관련 부서를 신설,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야 했고, IT(정보통신)는 물론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전문 인력을 육성, 확보했다. 정적이던 조직 문화가 바뀌면서 실행력을 높인 조직으로 탈바꿈하면서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불가피했다. 미래에셋생명과 KB손해보험, 교보생명 등이 희망퇴직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디지털 전용 채널이나 상품도 새롭게 선보였다. 손보업계 다이렉트 1위인 삼성화재는 새 브랜드 ‘착’을 선보였으며, 삼성생명이 금융 플랫폼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IT기업들과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모두 보험사의 디지털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인 셈이다.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른 ESG를 보험업권에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했다. ESG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자 및 융자뿐만 아니라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겠다는 ‘탈석탄’을 선언도 이어졌다.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지속가능보험원칙(PSI)에 가입한 보험사들도 속속 등장했다.
보험 선진국에서 활성화된 ‘보험의 제조와 판매 분리’를 시도하는 보험사들도 늘었다. 자회사형 판매법인(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출범했고, 현대해상과 하나손보도 자회사형 GA를 세웠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내년 보험업은 올해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화두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부원장은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적었던 대신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고민이 크다"면서 "새로운 제도적 변화를 대비한 작업도 마무리해야 하는 등 보험업계에는 내년에도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