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합류
"당 핵심 기조와 달라" 내부 반발도
전문가 "진보인사 보수 정당행 이례적인 일 아냐"
"소수정당 정치, 정책 실현 한계 고민했을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김한길 위원장(왼쪽)과 영입 인사인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김한길 위원장(왼쪽)과 영입 인사인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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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직속기구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연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계는 신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합류 소식에 당황한 기색을 보였고, 일각에선 "변절", "배신", "기회주의자"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도 공개적으로 반감을 표시하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왔다. 신 부위원장이 펼쳐 온 페미니즘, 탈원전 등의 주장이 당의 입장과는 전혀 교집합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신 부위원장의 합류로 그간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되지 못했던 20·30세대 여성 관련 이슈들이 주목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다.

◆ '90년생 페미니스트' 영입한 국민의힘, 당 내부서도 반발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신 부위원장 영입 소식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이날 환영식에서 "선입견을 걷어내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요구와 기대를 폭넓게 저희가 들여다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활동을 해오신 분을 모셔야 국민들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며 영입 이유를 밝혔다.

1990년생으로 올해 31세인 신 부위원장은 지난 2004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2016년 국회의원 선거,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다.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올해 4월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신 부위원장은 정치권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적극적으로 소개했고, 20·30세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간 당과는 상반된 목소리를 내온 신 위원장의 합류에 당 내부에선 즉각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지금까지 본인이 하던 말을 지속하기 위해 들어온 것이라면 강한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고,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당의 핵심 기조와 차이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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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서울시당 부대변인은 신 부위원장을 두고 "몇 번 쓰다 버리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과 남성 위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당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 '20·30 여성 표 얻겠다고 20·30 남성들은 외면하냐' 등의 반발이 나왔다.


진보 정당과 여성계에선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선대위 김창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그동안 페미니즘 정치, 녹색 정치를 표방했던 신지예씨의 기괴한 변절이 놀랍다"고 직격했다.


◆ 신지예 "국민의힘 합류? 제3지대 활약 못하면 미약한 목소리만 남아"


다만 신 부위원장의 국민의힘행을 신선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거대 양당으로부터 사실상 외면받는다고 느껴온 20·30세대 여성들의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을 전달하고, 그것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기대다. 직장인 A씨(27)는 "여당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 '이대녀(20대 여성)' 표에 관심 갖는 척이라도 한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기는 했다"라며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우선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위원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하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첫 번째는 여권 정치인들의 연이은 성비위 사건과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불신이다. 신 부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 이런 어마어마한 거물 정치인들의 성폭력 사건. 그 이후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하는 것을 보면서 이들은 피해자조차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에 앞장설 수 있는 정치세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윤석열 후보는 여성 안전만큼은 보장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첫번째 이유의 연장선에서 정권교체가 꼭 필요하다는 열망이다. 신 부위원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정권교체가 됐었을 때 여성들이 더 많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가장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봤을 때, 어쩔 수 없이 양당구조 안에서 후보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저는 양강구도를 깨고 다자구도로 가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이었지만, 대선 날짜는 정해져 있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제3지대가 만들어지지 못하면 미약한 목소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적어도 이번 대선까지는 제3지대에서 계속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보다, 현실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곳에 힘을 쏟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출마 선거 포스터./사진=선거관리위원회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출마 선거 포스터./사진=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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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부동층 20·30 여성 표심 잡을 수 있을까


이 같은 설명해도 신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합류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신지예가 국민의힘 들어갔다고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 "20·30세대 여성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대선까지 남은 70여일 동안 국민의힘이 부동층인 20·30세대 여성 유권자를 설득하기 위해 어떤 정책과 비전,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진보 인사가 보수 정당에 합류한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 인사가 보수 정당으로 가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금태섭 전 의원도 현재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나"라며" 정치는 이념만을 따라갈 순 없다. 이념을 추구하면 시민운동을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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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소수정당에서 영향력 있는 정치인 될 수도 있겠지만, 정책을 실현하기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신 부위원장이 그런 점을 고민했던 것 같고 국민의힘에 합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민의힘에 진보 쪽으로 알려진 인물이 합류한 것은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고 본다. 너무 오른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중도층 표심 공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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