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외에 선대위 관련 직책 모두 내려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와 관련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의 발단인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은 물론 사태를 방치한 윤석열 후보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다. 어떤 미련도 없다"고 말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은 물론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장의 직책 역시 사퇴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선대위에서 조 단장에게 네거티브 대응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였다. 이 대표의 지시에 조 단장이 "윤 후보 말만 듣는다"며 항명을 하자, 갈등이 전면화됐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더해 이를 바로잡는 적극적인 행위가 없고, 오히려 여유가 없어서 당 대표를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 링크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에게 보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조수진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의 항명과 이후 대응 과정이 사퇴의 이유라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이 대표는 "울산에서의 회동이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대의명분을 생각해서 할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줬다면, 일군의 무리에게는 한번 얼렁뚱땅 마무리했으니 앞으로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하고 다녀도 부담을 느껴서 지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때다 싶어 솟아 나와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6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직은 유지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해야 할 당무는 성실하게 하겠다"면서 "물론 울산에서의 합의대로 당 관련 사무에 있어서 후보가 요청하는 사안이 있다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대표는 사태의 발단을 제공한 조 단장은 물론 상황을 방치한 윤 후보의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당대표실에서 기다렸던 조 단장과 만나지 않고 곧바로 기자회견장으로 직행한 이 대표는 "조 단장이 어떤 형태로 사과한다해도 받아들일 생각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 단장은 사과하기 위해 대표실에서 이 대표를 기다렸다. 윤 후보는 이번 갈등상황과 관련해 조 단장에게 이 후보를 만나보라며, 사과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 의원이 언론인에게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의 유튜브 동영상 등을 공유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사과나 해명의 대상이 아니라 징계 대상"이라며 "즉각적으로 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제가 얘기했음에도 이렇게 반응한 것을 보면 정말 정말 본인의 뜻으로는 사퇴조차 할 수 없는 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이 대표는 "선대위의 책임 있는 관계자 모두 모인 자리에서 가장 최근에 중차대안 사안을 논의하자는 제 제안은 거부됐고 심지어 공보단장은 후보의 이름 거론하며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며 "상임선대위 내의 계선에 따른 지시를 듣지 않겠다는 공개적인 발언에 대해 어떤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이 선대위는 이미 기능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 생각해 선대위 보직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당 대표로서 만약에 대선에서 좋지 못한 결과 얻으면 상당한 불명예를 얻지만 선거에 대한 무한 책임은 후보에게 있다"며 "후보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사태를 방치한 책임은 윤 후보에게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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