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도 이젠 '실감 콘텐츠' 시대…콘진원 83억 원 투입해 성과 견인
이지위드 '엔터 더 윈드'·사이언스쇼 '다이노쿠아'·디스트릭트홀딩스 '동백'

'빛의 초대장' 경주 남산·제주 바닷속·여수 동백숲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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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실감 미디어 시대. 영상 기술 발달로 복수 감각을 깨우는 콘텐츠가 확대된다. 다수는 우리의 현실과 경험을 생생하게 재현하고자 한다. 세부적 묘사로 꿈의 구체화도 꾀한다. 크고 선명한 영상으로 구현해 사실감과 몰입감을 전한다. 생생한 음향을 더해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경험할 기회는 많지 않다. 국내 디스플레이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이나 제작되는 콘텐츠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서비스 원천 기술과 방송 장비, 전문 인력 등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약 83억 원을 투입해 중소기업의 실감 콘텐츠 제작을 지원했다. 발광 다이오드(LED), 프로젝션 맵핑(대상물 표면에 영상을 투사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 홀로그램 등이다. 김효정 콘진원 실감콘텐츠팀 주임은 "콘텐츠 열두 개가 국내 매출 101억 원, 수출 33억 원을 창출했다"며 "코로나19로 지연된 미디어아트 전시관이 개관하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결과물은 지난 17~19일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성과전시회 '일상의 전이, 상상을 거닐다 : Beyond The Reality'에서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었다. 하나같이 노마드적 자유로움과 다양한 경험이 모여 미디어에 새로운 미학의 옷을 입혔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성보다 감성을 더 중요시한다. 분리되고 단순화된 감각을 통합적으로 자극해 전통적 지각의 재편을 유도한다. 숨겨진 지각이 본모습을 되찾는 과정이다. 상설 전시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세 작품을 소개하며 업계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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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위드 '엔터 더 윈드'

부드러운 곡선과 점으로 구성된 소나무 기둥. 사이사이로 작은 이파리가 흩날린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이다. 순간순간 변하는 빛 입자와 어우러져 눈부신 장관을 연출한다. 바람은 자연을 순환시킨다. '엔터 더 윈드'는 입자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피어나는 생명에 주목한다. 바람을 붓을 든 화백으로 규정하고 자연을 조각이자 예술로 시각화한다. 김영미 이지위드 본부장은 "밑바탕은 경주 남산의 소나무 숲인 삼릉숲"이라며 "자연에서 일어나는 찰나의 순간을 보이지 않는 바람의 흐름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장엄한 광경은 프로젝션 맵핑으로 나타난다. 3차원 공간 스캐닝과 인공지능(AI) 기술의 결합으로 아름답고 환상적인 미디어 체험을 선사한다. 김 본부장은 "아날로그 연출과 미디어 융합으로 관람객이 쉽게 몰입하는 지점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웠다. 공간이 협소하고 미디어 시설도 충분치 않아서다. 아쉬움은 내년 4월 개관하는 경주 이지위드 뮤지엄에서 달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천장 높이만 6m 이상이다. 바닥까지 미디어 전시에 맞게 조성해 수월하게 몰입할 수 있다"며 "연간 관람객 70만 명 이상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전통회화를 바탕으로 한 전시도 기획한다"며 "프랑스 등 해외에서 우리 문화예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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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쇼 '다이노쿠아'

바닷속은 진기하기 이를 데 없다. 구름과 햇빛의 농도에 따라 빛깔이 시시각각 요변한다. 어둠이 깔리면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바닥에 수북이 쌓인 정체 모를 뼈다귀들. 열대어와 해파리 떼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 위를 유유히 헤엄친다. 누군가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다. 화면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크기의 공룡이다. '다이노쿠아'는 위험한 공존의 세계를 대규모 영상 맵핑과 입체적 음향으로 보여준다. 자연과 원시성에 초점을 두고 해변, 해저터널, 대양, 산호초, 심해 등을 다양한 테마와 예술적 감각으로 채워 넣었다. 공룡으로 절정을 장식해 대중성과 조화도 꾀했다. 신호 사이언스쇼 대표는 "공룡이 심해에 산다는 판타지적 소재가 국내는 물론 해외 관람객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다이노쿠아'의 배경은 제주도 바다다. 사이언스쇼는 내년 초 제주에서 맞춤형 전시를 진행한다. 약 2000㎡ 규모 전시장에 프로젝터 20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공간 영상 매핑을 구현한다. 신 대표는 "이번 전시에선 LED 디스플레이에 맞게 '一(일)'자형으로 표현됐으나 본래 'ㄷ'자의 3면 형태"라며 "내년 전시에서 작품 본연의 재미와 몰입을 전하겠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스토리텔링과 해양 세계 구현으로 202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도 진출한다"고 부연했다. 이미 기술력은 충분히 갖춰졌다. 가상현실 분야에서 360도 영상·혼합현실 제어 시스템 등 특허 여섯 건을 출원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디지털 아쿠아리움·테마파크, 인터랙티브 박물관 등의 설립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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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홀딩스 '동백'

동백은 바람이 차가워질 즈음 피어난다. 향기는 없지만 화사한 빛으로 동박새를 유인해 봉우리를 틔운다. '동백'은 그 순환과 사랑을 서정적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봉우리째 떨어지는 낙화 순간을 포착해 생명의 덧없는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구성지게 상여가를 부르는 향도 패장의 가락처럼 인생무상을 느끼게 한다. 디스트릭트홀딩스가 지난 8월 개관한 여수 아르떼뮤지엄에서 만날 수 있다. 면적 4600㎡·높이 10m의 공간에서 비현실적 세계를 사실적으로 펼친다. 이성호 디스트릭트홀딩스 대표는 "단순한 감상을 넘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며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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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홀딩스의 실감 콘텐츠 제작 역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평면 전광판에 구현한 입체적 퍼블릭 미디어아트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선보인 '파도(WAVE)'와 지난 7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전시한 '폭포(Waterfall-NYC)'·'고래(Whale #2)' 등은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이 업체는 제주, 여수, 강릉에 아르떼뮤지엄을 개관하며 안정적 수익 모델도 창출했다. 이 대표는 "사업 영역을 기업 간 거래(B2B)에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로 넓혀 올해 전체 매출이 전년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며 "제주 아르떼뮤지엄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누적 관람객 수가 89만80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도 아르떼뮤지엄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성공적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정부 지원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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