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우리 정부가 미국 주도의 대중국 견제 연대에서 공급망 확대, 인프라 구축 등의 역할론이 더욱 커지게 됐다.


19일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17일 한국과 미국의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 미국 측은 중국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대중국 경제 포위망에 한국이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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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차관은 방한 기간 내내 중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한중 경제관계나 수출 통제 이니셔티브 등 중국 관련 질문에는 “내 직무는 경제”라며 언급을 피했다.

한미 모두 SED에서 공급망 재편과 인프라 투자 등에 있어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논의의 상당 부분은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촘촘한 포위망 구축의 성격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핵심 의제였던 공급망 재편은 결국 미국이 동맹국 위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자는 게 목표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지난 6월 공급망 차질 대응 ‘100일 보고서’를 통해 검토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의약 등 4개 분야의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항목들이다.


내년에 미국이 공급망 회복이 필요한 6개 분야를 추가 선정해 보고서를 내면 한국은 해당 분야에서의 협력방안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 투자 협력 역시 중국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일대일로’를 진행하면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온 데 제동을 거는 성격으로 분석된다.


일대일로의 경우 환경 파괴나 부패 스캔들, 노동권 위반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미국은 재정 투명성과 환경 등을 고려한 양질의 인프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맹의 동참을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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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는 이미 구체적인 인프라 투자 협력 프로젝트를 정하고 이행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과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의 개발 협력사업도 계속 발굴하기로 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이 암묵적으로 한국 역할론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지난 17일 SED 모두발언에서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언급하며 “한국이 훨씬 더 할 일이 많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처럼 한미, 한중 관계에서 경제와 안보를 떼어놓고 보기 힘든 국면으로 전개되면서 우리 정부의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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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재편이나 인프라 투자 등이 더욱 구체화하고 직접적인 중국의 피해가 현실화하는 상황으로 전개되면 한국의 입장이 상당히 곤혹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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