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미 수주 전부터
거리두기 강화 요청했는데
이제서야 조치…정부 실책"

정부 병상수요예측 실패도 지적
"체육관 등 임시병동이라도 활용
병상확보 제언 잇따랐지만
병동의 질 떨어진다며 미뤄"
리더십·원칙의 부재도 문제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중대본)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중대본)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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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방역강화 골든타임 이미 놓쳐…고령층 사망자 속출할 것"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8000명에 육박하고 위중증 환자도 964명으로 또 다시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더 이상 특단의 방역강화 조치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의료현장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는데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판단이 늦어지면서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골든타임 놓쳤다"= 전문가들은 전국 중환자 병상이 환자를 더 받을 수 없는 비상상황에 처했지만 방역강화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수주 전부터 적극적인 병상 확보와 거리두기 강화를 요청했는데 이제서야 방역 강화에 나선 것은 정부의 실책"이라며 "병상 가동률이 85%면 사실상 포화상태지만 정부가 병상 확보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앞으로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체육관·컨벤션센터 등 임시병동을 활용해서라도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료계 제언이 잇따랐지만 임시병동의 질이 떨어진다며 결정을 미뤄왔다"고 덧붙였다.

일상회복 시행과 함께 확진자 폭증은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정부가 병상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화를 키웠다. 한 달여 전 정부는 하루 확진자 1만명까지 감당할 수준의 의료대응체계를 준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확진자가 일시에 7000명대로 뛰어오르면서 정부의 예상보다 빨리 병상은 소진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8일 "당초 중증화율을 1.6%로 가정해 병상을 확보해 놓은 상태였지만 현재는 이보다 높은 2~2.5% 내외서 중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요예측 실패를 인정했다.


확진자 증가 속도보다 한 발 늦은 정부의 대책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6일 정부는 사적모임 인원 축소·방역패스 강화 등 특별방역대책을 내놓았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현 확진자 폭증 상황은 1~2주 정도 대책의 효과를 기다리기엔 위급한 상황"이라며 "당초 거리두기 강화도 기대했던 수준보다 낮은 데다 이미 방역 완화로 긴장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획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850명, 위중증자가 964명 발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15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850명, 위중증자가 964명 발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15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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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사라지고 원칙도 없어= 특히 일상회복 중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리더십 부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면서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며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후 유행 확산세에 방역 강화 주문이 쇄도했지만 방역당국에서는 유보적인 태도로 일관해왔다. 손 반장은 전날까지 "방역패스 강화 효과가 이번 주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특단조치는 내일까지 본 뒤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3일 KBS 긴급진단에 출연해 이번 주 특단의 대책 시행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시행한다면) 3차 접종을 진행하고 행정명령으로 3000병상 이상 확충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12월 한 달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며 "경제부처와 손실보상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방역강화 대책으로 내세웠던 식당·카페에 대한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도 계도기간 종료 후 첫날과 이튿날 먹통 사태를 빚으면서 정부의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백신접종 예약 때 불거졌던 폭주 사태가 또 다시 반복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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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유행 규모 확산과 일상회복 후퇴의 원인으로 ‘리더십 부재’와 ‘원칙 무시’를 지목했다. 이미 방역 강화의 기준을 넘어섰지만 책임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럽도 겨울이 되면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일부 봉쇄정책 등 방역 강화에 속속 나서면서 즉각적으로 대응했다"면서 "의료대응 여력이 충분치 않은 한국 입장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했지만 이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서 위기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의료업계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안전보다 정치 논리가 우선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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