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범죄 대응 '조기경보시스템' 도입…심각단계 유치장 구금 필수 신청
서울경찰청, '스토킹범죄 현장대응력 강화대책' 발표
주의·위기·심각 구분…단계별 현장관리자 직접 개입
가해자 유치장·구치소 유치 '잠정조치 4호' 기준 마련
112종합상황실에 민감사건 전담반 편성
全 경찰서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 특별전수조사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9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인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서울 중구 오피스텔 살인사건을 계기로 스토킹범죄 대응 개선에 나선 서울경찰이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고 긴급응급조치 등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집중 대응하도록 112상황실에 '민감사건전담반'을 별도 편성하는 한편, 서울 전 경찰서의 관련 사건에 대한 특별전수조사도 실시한다.
서울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스토킹범죄 현장대응력 강화대책'을 15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스토킹범죄 대응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 현 대응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외부 전문가와 현장 경찰관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조기경보시스템'의 도입이다. 사건발생 시 위험 정도에 따라 현장관리자(서장·과장·팀장)가 직접 개입해 현장대응력을 강화하는 취지다. 이에 따라 모든 스토킹 사건은 '주의' '위기' '심각' 3단계로 위험성을 분류해 대응한다.
주의 단계는 스토킹행위가 단발성으로 발생한 경우로, 신고출동 현장에서 피해자의 권리 고지 및 가해자 서면경고 등 응급조치와 접근금지 등 긴급응급조치를 한다. 위기 단계는 스토킹 범죄가 1회 이상 있으면서 최근 5년 이내 신고·수사·범죄경력이 2회 이상 있거나 상해·폭행·주거침입 등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가 있는 경우 중 1개에 해당할 때 이뤄진다. 피해자 또는 주변인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한 경우 즉시 위기 단계가 된다.
심각 단계는 위기 단계에 해당하면서 추가로 정신병력 또는 약물중독증상이 있는 경우, 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 위반 중 1개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피해자에게 살해협박 의사를 표시하거나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면 다른 추가요건 없이도 바로 심각단계가 된다. 모든 단계에서 긴급응급조치, 신변보호 및 보호시설 인도 등을 판단해 실시하는 한편, 위기 단계로 판단되면 현행범체포, 유치장 구금 등 '잠정조치 4호' 등 피의자 신병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 심각 단계가 되면 통신영장을 신청해 피의자 위치확인 및 신속 검거에 나서고, 잠정조치 4호 및 구속영장을 필수적으로 신청하도록 했다.
위험성 단계 분류는 경찰서 주무과장을 주재로 관련 기능이 참석하는 '위험경보판단회의'를 통해 이뤄진다. 회의는 매일 개최하며, 전날 발생한 모든 스토킹 사건과 추가 위험징후 등이 발생한 스토킹 사건에 대해 조기경보시스템 위험단계등급을 판단한다. 신변보호 종류와 기간, 잠정조치의 필요성 판단 등 종합적인 피해자보호 방안을 결정하고, 피의자 석방 등 중요사안이 변경됐을 경우 임시숙소 입소 등 피해자 안전확보 방안도 논의한다.
아울러 단계별 위험도에 따라 현장관리자가 직접 개입해 사건 대응력을 강화한다. 주의 단계는 계·팀장, 위기 단계는 주무과장, 심각 단계는 경찰서장이 현장에 직접 개입해 지휘한다. 서울청 종합상황실은 긴급을 요하는 '코드0' 사건에 대해 신고 접수부터 종결까지 지휘하는 컨트롤타워를 맡고, 지역관서에서는 순찰팀장이 스토킹·데이트폭력 등 중요신고에 대해 종결승인을 하도록 지침도 변경했다.
사건 진행단계별 문제점도 개선한다. 신변보호자 112신고 접수 시 스마트워치 위치값으로만 출동시켰던 시스템을 신고자의 주소지·직장 등에도 동시 출동하도록 했고, 서울청 112종합상황실에는 '민감사건전담반'을 별도 편성해 스토킹·성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데이트폭력과 신변보호 대상사건을 접수 시부터 신고이력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해 활용토록 하고, 종결내용을 검토해 미비점 등을 보완한다. 체포된 피의자를 석방할 시에도 위험단계 기준에 따라 잠정조치 4호 집행 전까지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피해자에게 석방사실 및 일시를 통보하고, 신변보호(임시숙소 입소 등) 조치 등 안전이 확보된 후 가해자를 석방한다.
이밖에 스마트워치를 지급받는 신변보호 대상자의 경우 서울시와 협의해 현관 CCTV 등 '안심홈세트'를 우선 지원하고, 내년부터 가해자 교정을 위한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경찰은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서울 전 경찰서에서 보유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에 대한 특별전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대상사건은 스토킹·성폭력·데이트폭력·아동학대·가정폭력이며, 전수조사를 통해 조기경보시스템에 따른 위험성 단계를 판단한다. 피의자 신병관리와 피해자 보호조치의 적절성 여부도 재점검해 위험단계별 피해자 보호조치를 실시하고, 수사의 미흡부분이 있으면 보완한다. 같은 기간 스토킹 범죄 현장대응력 향상을 위해 실제 신고상황과 유사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하여 경찰서별로 모의훈련(FTX)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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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신변보호라는 경찰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하며 이를 위해 위기대응체계를 정교화하고 위기상황이 초래되는 경찰업무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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