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분야가 생겼다. 젠더 이슈, 소상공인, 노사문제 그리고 사제지간 및 선후배 관계를 포함한 세대 갈등이다. 이들 분야는 다수의 정서라고 일컫는 소위 ‘떼법’이란 현상을 통해 그 위세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란 소통 도구가 기여하고 있다. SNS가 그 떼법을 실어 나르고, 그 떼법에 걸리면 권위도 권세도 하루아침에 결딴난다. 역으로 떼법을 잘 활용하면 하루아침에 권력도 인기도 얻을 수 있다. 정치판과 방송언론계에서도 이 주제를 거론만 할 뿐 떼법의 반대편에 서지는 않는다.
한 편에만 서기를 강요하는 사회는 결코 민주적이지도 선진적이지도 않다. 다양성을 수용하고 상호간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쉽다. 어떤 집단이 의도적으로 한 사람을 파멸시켜도 세상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떼법으로 인해 수많은 반대 측 사람들이 피해를 받기도 한다. 사실 이들 문제는 돌고 돌 뿐 정답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가 돈과 권력에 의한 것이어서도 안 되고 인기와 숫자의 결과여서도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세상사가 질서도 없고 진실도 밝혀지지 않은 채 넘어가고 있다. 공정, 정의, 평등이 사방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수많은 경제, 정치 이슈들은 진실이 가려진 채 쳇바퀴 돌듯 흘러간다. 언론과 방송도 인사들을 불러 팩트체크를 한다지만 진상을 명확히 파헤치지는 못하고 있다. 뉴스가 뉴스를 끌고 가며 의문은 배가되고 언론 역시 보수와 혁신으로 양분돼 상호 논리의 비약이 도를 넘는다. 시사평론가란 달변의 얘기꾼과 연예인 뺨치는 인기몰이꾼들이 마치 세상사를 다 아는 듯 가지치기에 앞장서고 있다.
사법부조차도 법 기술적인 판단만을 우선시하며 진실에 대한 판단을 기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왜 국민들의 의문을 법적 다툼이란 논리로 법정에서의 다툼마저 포기하고 있는 것일까?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란 말이 법 기술적인 논리를 옹호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참으로 궁색하다.
한국법은 독일의 대륙법을 따르고 있다고 해 이와 관련된 견해를 독일 법학자에게 물으니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악법은 악법일 뿐이다." 법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입법의 목적과 법의 존재적 철학을 망각한 잘못된 해석이란 것이다. 법 기술적인 논리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해서 국민들의 상식과 의문보다 우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법철학에 근간하는 법관이 많아야 한국사회가 맑아진다.
2021년도는 이렇게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채 넘어가고 있다. 진실과 정론을 이어줄 수 있는 어른들이 더 많이 언론과 방송을 통해 소개될 필요가 있다. 정치적 독재가 횡행하던 암울한 시절에 우리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앞장선 언론인들이 있었고 우리의 의식을 맑게 이끌어 주는 사회철학자, 그리고 진정한 시민운동가들이 있었다. 요즈음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고쳐야 한다는 어른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2022년에는 그런 어른들이 많이 나타나고 방송과 언론에 소개되어 양분화되고 해결되지 않은 우리의 수많은 사회적 의문들을 조금씩이나마 해소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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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성 아시아유럽미래학회장·동덕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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