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A 미래차 전환 실태조사…완성차-부품기업 300개사 참여
56% "미래차 분야 미진출" 23.7%는 "수익 미실현"
R&D 애로사항 "자금난" 47%…전문인력·원천기술 부족 뒤이어

머나먼 미래차…완성車·부품사 80% "진출 못하거나 수익 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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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유제훈 기자] 국내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기업 10곳 중 8곳은 미래차 분야에 진출도 하지 못하고 수익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질서 있는’ 산업 생태계 전환을 위해서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가 일정 기간 현금 창출원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우는 동시에 연구개발(R&D) 및 인력 확보 등 전반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14일 ‘자동차 업계 경영 및 미래차 전환 실태조사 결과와 시사점’을 주제로 제21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인 이번 조사는 지난 8월31일부터 10월22일까지 조사 전문업체 메가알엔씨를 통해 실시됐으며,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 300개사와 종사자 405명이 참여했다.

KAIA에 따르면 300개 응답사 중 56.3%인 169개사는 미래차 분야에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미래차 분야에 진출한 기업 중 수익을 실현하지 못한 기업은 23.7%인 71개사에 이르렀다. 지난해 조사 결과(미진출 60.2%, 수익 발생 17.8%)에 비해선 소폭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80%의 기업이 미래차 분야에 진출하지 못했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제자리걸음 신세인 것이다.


미래차 분야에 진출한 기업의 애로도 적지 않았다. 기진출한 기업 131개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미래차 부품 1종 양산까지의 평균 소요시간 및 비용은 각각 13억1400만원, 13개월로 집계됐으며 진출 후 제품 양산까지는 최소 5년 이상 필요하단 응답이 35.5%에 달했다. 정만기 KAIA 회장은 "효과적인 미래차 전환을 위해선 하이브리드차 등이 일정 기간 캐시카우 역할을 하도록 정부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은 손놓고 민간투자는 제자리걸음

미래차 R&D와 관련한 애로사항으론 자금 부족(47.3%), 전문인력 부족(32.1%), 원천기술 부족(13.0%) 등이 주로 꼽혔다. 특히 설비투자 장애 요인 중 자금난 비중은 지난해(63.9%) 대비 14%포인트 급등했는데, 이는 각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다양한 이유로 미래차로의 생태계 전환이 더딘 가운데 기존 산업에서의 경쟁력조차 약화되면서 자동차 산업 공동화(空洞化)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 300개 응답업체 중 내연차 전용제품에 매출 구조가 쏠린 기업은 44.1%, 동력계 관련 제품이 매출 1위인 기업은 32.7%였는데 주력제품의 중장기 매출 전망에 대해선 58.3%가 ‘정체’, 15.3%가 ‘감소’라고 답했다. 전기동력차로 산업 생태계의 무게중심이 쏠릴수록 관련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장석인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기존 내연기관차 산업 생태계 내 위기에 직면해 있고 신기술 기반 미래로의 구조 전환을 위한 혁신은 여러 여건 미비와 높은 전환 비용 등으로 느린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력난에 고령화 덮쳐

이처럼 자동차 산업의 급변기에서 민간 기업만 고군분투할 뿐 정부와 공공 부문의 역할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들 300개사가 미래차 진출을 자문하는 기관으로는 완성차 업체 등 납품처(57.3%)가 가장 많았으며 공공기관은 4.6%에 불과했다. 기술 확보 역시 자체 개발하거나 완성차와 공동 개발한다는 응답률이 93.2%에 달한 반면 정부 및 산학 협력으로 기술 개발한다는 곳은 전체의 5%에도 못 미쳤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예년과 달리 숙련 인력 이탈(40%)과 고령화(27.3%)로 생산 경쟁력 부문에서 애로를 호소한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3.1%로 높았으나 이는 임금피크제 등 별도의 임금 체계 마련(74.6%)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정년 연장으로 청년 실업이 늘어날 수 있으니 국가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27.6%)는 별도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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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 등을 겪은 터라 근로시간 조정이나 라인간 물량 조정 등으로 주문량 급변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나 강성 일변도인 노사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도급 제도는 또 다시 대안으로 등장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자동차 산업 변혁기를 맞아 노동시장도 변화가 필요하나 여전히 노사 관계는 대립적이고 소모적 양상"이라며 "신차 생산 또는 물량 변동으로 일시 필요한 도급 인력을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노사간 적절한 임단협 주기는 2년 이상이 50% 넘게 나타났고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 수단으로는 43%가 차별화된 성과급을 꼽았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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