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민간부채, 경기대응력 저하 우려…재정여력 평가시 감안해야"
BOK 이슈노트
[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민간 가계부채 규모가 가파르게 불어난 가운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경기대응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민간부채와 정부부채는 상호 작용하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재정여력을 평가할 때 민간부채 규모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매크로레버리지 변화의 특징 및 거시경제적 영향' 주제의 BOK 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코로나19 위기대응에 따른 확장재정으로 정부부채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민간부채도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해 그에 따른 거시경제적 파급 영향을 분석·평가하기 위해 작성됐다.
한은은 최근 한국의 가계·기업·정부 부채를 합한 총부채(매크로 레버리지) 추이 변화를 분석했다. 박창현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민간·정부 레버리지비율이 동시에 상승하고 주요국과는 달리 민간이 레버리징을 주도하고 있다"며 "코로나 위기 이후 주요국에서는 정부부문의 레버리지가 크게 증가했으나, 우리나라는 가계부문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소득층, 청년층 등 취약부문의 부채가 비교적 빠르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비롯해 다수 국가들이 돈을 풀면서 정부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유독 한국의 경우 정부뿐 아니라 가계부채 역시 가파르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계, 정부 할 것 없이 모든 경제부문의 부채수준이 높은 상황에서는 실물·금융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민간 레버리지 수준이 높고 재정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부문이 디레버리징(부채축소)될 경우 경기충격이 더욱 크고 회복에 장기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실제 2000년대 이후 주요 42개국 가계부문 부채축소 기간을 분석한 결과, 통상 약 3~4년 정도의 부채증가가 이어질 경우 부채축소 정책이 실시됐고, 이는 2~3년 간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부채축소 기간 중에는 약 23%가 주택가격 하락을 동반했다.
한국의 경우 2000년대 초반 부채축소를 실시한 이후 16년 동안이나 가계부채가 증가했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박 차장은 "레버리지는 단기적으로 가계와 기업의 유동성 제약을 완화시켜 유연한 경제활동에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지만, 최근과 같은 레버리지의 가파른 증가가 지속될 경우 향후 국내 경기변동성 확대, 거시금융안정성 저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정책여력과 민간의 지출여력을 축소시켜 경기대응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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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성장률을 상회하는 부채증가율은 레버리지를 확대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부채가 성장과 균형된 수준에서 변화하도록 유도해 나가면서 그간 누적된 레버리지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재정여력 평가시 민간부채의 크기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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