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CPTPP 가입 또 물 건너가나…정부, 국회 통상 현안보고에서도 제외
中·대만 이어 태국까지 가입 신청 계획 표명
與, 대선 앞두고 속도조절론에 공청회 일정 조차 못잡아…8년 전 TPP 가입 실기 데자뷔 우려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정부가 가입 결정이 임박했다고 공언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움직임이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부진하다. 중국, 대만에 이어 태국도 가입 의사를 밝히는 등 CPTPP 판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지난 2013년 가입 검토에 착수한 지 8년만에 재추진하는 CPTPP 가입이 정권말 정치 논리에 휘둘려 또 다시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국회 및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할 주요 통상현안에는 핵심 현안인 CPTPP가 포함되지 않는다.
산업부가 보고할 통상현안에는 ▲한국-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 서명 및 향후 계획 ▲한국-필리핀 FTA 타결 및 향후 계획 ▲한국-걸프협력이사회(GCC) FTA 추진계획 ▲한국-아랍에미리트연합(UAE)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 계획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비준동의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이 포함된다.
국회 관계자는 "여당이 앞서 당정 협의를 통해 농수산물 등 피해 분야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정부측에 전달했다"며 "CPTPP 가입과 관련한 정부 방침이 아직 정해지지 않으면서 이날 보고 현안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CPTPP 가입과 관련해 공청회 개최 후 국회 보고 수순을 밟는데, 아직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못하면서 이날 보고 현안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내부적으로 CPTPP 가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의장국이 일본에서 싱가포르로 교체되는 내년 1월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CPTPP 가입 여부를 10월25일께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가입 결정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올해가 한달여 남은 시점에서 공청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선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CPTPP 가입이 물 건너가는 분위기라고 보고 있다. CPTPP 가입국 중에는 농업 강국이 많아 농수산물 피해가 예상되고 기존 가입국인 일본이 우리측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농어민 표심 이반을 우려한 여당이 속도조절을 주문하고, 정부 역시 정권 말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CPTPP 가입을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제라도 정부가 CPTPP 가입을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9월 대만의 CPTPP 가입 신청이 우리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강문성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은 "우리와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서 경쟁하는 대만이 CPTPP에 가입,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할 경우 산업계에서 우리가 입을 타격이 예상 외로 클 수 있다"며 "CPTPP 가입시 농수산물 분야 손실 뿐 아니라 가입하지 않을 경우 산업계의 손실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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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른 정부 관계자는 "CPTPP 가입을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아직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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