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美에 철강협상 개시 요구…미·일 협의체 구축엔 "한미 FTA가 더 공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미국 내 한국산 고급 철강 수요 높고, 대미 투자 급증" 거듭 강조
타이, '中 언급' 여부 질의엔 "아태 지역 내 한미 협력·신통상 구축 기여 방안에 논의 초점"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측에 한국산 철강수출제한 조치 철폐를 위한 조속한 협상 개시를 요구했다고 22일 밝혔다. 미국과 일본이 '미·일 통상 협의체' 신설 등 밀착을 강화하는 반면 한미 협력 수준은 미일 공조에 못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미 통상장관 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방한하면서 지난 19일 여 본부장은 타이 대표와 '제6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계기로 통상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여 본부장은 "최근 미국이 유럽연합(EU) 및 일본과 (철강수출제한 조치와 관련한) 협상을 타결하거나 개시했다"며 "EU 및 일본과 미국 시장 내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우방국인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다시 협상을 개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내 한국산 고급 철강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고 한국 제조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속한 협상개시를 거듭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4년간 EU 및 일본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를 적용하고, 한국산 철강에는 직전 3년(2015~2017년) 평균 수출물량의 70% 쿼터 내에서만 무관세 수출을 허용해 왔다. 외국산 수입 제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긴급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최근 EU산 철강에 부과하는 관세를 철폐키로 EU와 합의했다.
구체적인 협상 개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여 본부장은 "현재로선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USTR과 상무부가 동시에 관련된 사안이라 장관 협의체를 가동하는 한편 미국 의회, 오피니언 리더 등을 대상으로 지원 활동을 해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개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신통상 이슈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 틀 구축에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여 본부장은 "최근 세계경제 회복의 복병이 되고 있는 공급망의 복원력과 안정성 회복, 디지털 경제·탄소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해 한미 통상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도전에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한미 FTA 산하 다양한 위원회가 상품무역 등 전통적 이슈를 논의하는 구조로 돼 있는 만큼 통상교섭본부와 USTR 간 강화된 협의채널을 통해 새롭게 접근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미·일 통상 협의체' 신설 등 미국과 일본의 밀착 강화 속에 한미 협력 수준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10여년 전 한미 FTA라는 높은 수준의 선진화된 협의 채널을 구축한 반면 미국과 일본은 FTA 채널이 없는 상태라 통상 협의체를 구축한 것"이라며 "한미 FTA를 기반으로 이번에 새로운 통상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강화된 협의체제를 만든 것으로 미일 통상 협의체보다 협력의 수준이 낮아 보인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선 "타이 대표와 굉장히 진솔하게 여러가지 논의를 했고 언론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압박 등의 분위기는 없었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여러 통상 의제를 위한 한미 협력 및 새로운 글로벌 통상환경 질서 구축에 같이 기여할 수 있는 쪽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 본부장은 타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미국 상무부의 우리 기업에 대한 반도체 자료요구에 대해서도 정부의 우려를 재차 전달하고, 추후 이런 조치가 없기를 바란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미국 의회의 전기차 인센티브 지원 법안이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 소지가 있다는 점 또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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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우리 기업의 미국 주재원 체류기간을 현재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해 비자 유효기간과 일치시키고, 항공기 부품 관련 원산지 증명서 발급 과정에서도 미국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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