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성과는 법정에서"…檢 대장동 수사팀, 재판은 다를까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사건이 이제 법정으로 간다.
대장동 전담 수사팀은 수사와 재판을 병행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특히 재판은 검찰이 그간 수사가 미진해 보여 수많은 비난의 목소리를 들었던 날들을 털어낼 절호의 기회다. 법조계에선 재판을 "수사의 성과를 확인하는 무대"로 부른다. 수사팀도 감춰뒀던 모든 카드를 꺼내며 의혹의 핵심인물들에 대한 처벌을 이끌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를 재판에 넘긴다. 두 사람의 구속기간이 이날 만료되기 때문이다. 오는 24일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첫 공판이 열린다. 유 전 본부장은 의혹의 핵심인물들 중 가장 먼저 구속기소됐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다.
검찰을 수사와 함께 공소유지까지 해야 하는 수사팀을 위해 필요하면 인원도 보강할 계획이다. 재판과 수사, 어느 하나도 허투로 할 수 없다. 기소 후 이어갈 수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재판도 타격을 받는다. 의혹 관련자들로부터 역공을 맞을 수도 있다. 반대로 재판에서 궁지에 몰릴 경우 수사 동력을 잃을 수 있다.
재판에서 검찰은 중요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증인들을 잘 선택해 법정에서 중요한 증언을 이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검찰이 그동안 보여준 수사만 봐도 허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부실수사의 우려를 뛰어넘고 재판에서 분위기를 바꾼 사례들은 종종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원의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검팀이 대표적이다. 허익범 특검팀은 2018년 6월8일 출범해 3년 간 더불어민주당원인 '드루킹' 김동원씨 등의 온라인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을 파헤쳐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 지사가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되면서 특검팀은 성과를 인정 받았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 친여권 인사들에 대해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와 압박을 받았다. 신청한 구속영장들이 잇달아 기각되면서 부실수사의 논란도 불거졌다.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지난해 7월에는 궁지에 더욱 몰렸다.
하지만 특검팀은 재판에서 김 지사 등이 텔레그램을 통해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핵심증거로 내놓으면서 전환점을 마련하고 유죄 판결들을 이끌어냈다. 허익범 특검은 능력을 인정 받고 지난 7월21일 박수를 받으며 퇴임, 지난 16일에는 재단법인 천고법치문화재단으로부터 13번째 천고법치문화상을 받았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서 수사결과 발표를 마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특검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지 않고 지난 25일 60일 동안의 수사일정을 마쳤으며,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동원 씨 등 모두 12명을 재판에 넘겼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대장동 수사팀은 이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기소를 막바지에 앞둔 순간에도 수사팀은 흔들리고 있어 보여 문제다. 방역 수칙을 어기고 '쪼개기 회식'을 한 여파로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잇달아 발생해 수사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책임을 물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9일 유경필 부장검사를 경질하고 정용환 부장검사를 급히 투입했다. 일부 생략된 수사 내용에 대해서도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소환조사와 압수수색이 계속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은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만 몰두해 녹취록에 나오는 인물들을 위주로 불러 조사하고 대장동 개발사업에 직접 관여한, 사건 당시 성남시 공무원 등에 대한 조사는 생략했다. 이미 관련자료들이 정리됐을 것으로 보이는 성남시청만 압수수색하고 결재란에 사인해 최윗선으로 의심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최근까지 일한 경기도청은 들여다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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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재판에서 현재 나온 내용 외에 검찰이 별다른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부실수사에 대한 비판은 더 커지고 자연스레 특검 요구 목소리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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