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반복되는 역사에서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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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라’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만약 역사가 반복된다면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교훈을 얻으라는 말을 하기는 쉽지만 구체적으로 교훈을 ‘어떻게 얻어’,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를 아는 것은 어렵다.


우리는 교훈을 얻기 위해 역사적 사건을 바라볼 때 일반적으로 벌어졌던 특정 현상에만 집중해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일례로 ‘튤립 버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튤립의 가격이 치솟았다 떨어진 것, 그리고 거기서 보여진 투기에 대한 집단 광기에서 교훈을 얻으려고 한다.

그러나 튤립버블이 형성돼 터진 과정을 현재와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시대적 맥락이 다르고 우리 사회의 금융에 대한 이해 정도가 현격히 차이 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현실에 적용가능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사건 자체에 집중한다.


사치품 이외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튤립의 가격이 빠르게 올랐다 폭락하는 과정은 현재 시점에서 딱 맞게 적용될 수 있는 사례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당시 튤립의 가격변화와 비슷하게 움직인 코인 가격의 적용하고자 하더라도 ‘코인은 가치가 없는가?’라는 현 시점에서 답을 하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런 강박으로 인해 사실 역사적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유의미한 교훈은 사례 자체보다도 그 이전 또는 그 이후에 벌어진 사건 들에서 더 많이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종종 놓치게 된다.


구체적인 그리고 현재 적용 가능한 교훈을 배우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패턴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패턴을 인지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사적 사건을 직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의 사회적, 역사적, 정치적 배경과 맥락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튤립 버블의 예로 돌아가서 경제적으로 소모적인 튤립 버블이 나타나게 된 시대적 상황과 과정, 튤립 버블이 네덜란드 국가경제와 자본시장에 미친 영향, 그리고 그 이후 벌어진 국제갈등(영국-네덜란드전쟁)의 향방을 어떻게 갈랐는지에 대한 당시의 시각에 기반한 이해가 튤립버블의 과정에서 보여진 집단광기보다 현재 우리에게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를 현재에 적용해 보면 튤립 버블 당시 튤립 시장이 자본시장에서 전쟁이나 국가정책에 조달돼야 할 자금을 흡수해버려 네덜란드가 제때 해군건설에 필요한 자본조달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영국-네덜란드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맥락을 보면, 코인시장이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자본을 흡수해버려 실물경제의 성장에 필요한 자본조달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다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시점에서 경기회복에 실패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에 응용이 가능해진다.


간단하게 말해서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함의를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도출하기 위해서는 일어난 현상에 집중하여끼워맞추기 식의 1:1 적용이 아닌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맥락에서 사건의 전과 후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직관에 의해 현재 맥락에 적용하여 이용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해 해당 사례에서 얻은 깨달음을 당시와는 다른 현재 상황에서도 응용하는 것이 과거로부터의 배움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나 금융 및 경제관련 역사를 이해하고 현재에 유의미한 함의를 도출하는데 있어서는 당시의 거시경제와 경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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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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