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 세금피해 본사 영국으로 옮긴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영국과 네덜란드가 합작해 만든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로열더치셸(셸)이 세금을 피해 본사를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이전한다. 셸은 투자자들이 영국과 네덜란드의 이중구조를 통합하라는 요구를 꾸준히 해온만큼 이를 통해 회사가치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네덜란드의 배당세를 피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셸은 세급을 납부할 본사 소재지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사명도 '로열더치셸'에서 '셸' 유한회사로 바꾼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차등의결권 주식 구조도 폐지하기로 했다.
셸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영국과 네덜란드로 나눠진 이중 구조를 통합해 회사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특히 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셸을 상대로 회사를 둘로 쪼개라고 압박해온 만큼,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셸은 "현재의 복잡한 지분 구조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며 "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 환원과 배기가스 배출제로 사업 전략을 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네덜란드 정부의 배당세 원천징수 문제가 셸의 탈네덜란드행을 택하게 한 것으로 보고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유럽연합(EU) 거주자가 아닌 경우 배당세 15%를 미리 떼고 있다. 2018년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는 세제혜택이 외국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배당세 15% 원천징수 유예를 철회하면서다. 실제로 이 결정 이후 다국적기업 유니레버 역시 본사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영국 런던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셸 역시 배당세 부과 방침을 철회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도 셸의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 법원은 셸에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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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은 다음달 10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안에 대해 주주들의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를 시행하려면 최소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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