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참사' 하청에 하청, 단가 후려치기…"무리하게 철거"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광역시 학동 붕괴참사 재판에서 소위 '단가 후려치기'로 철거 공사비가 대폭 줄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11부(정지선 부장판사)는 8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백솔건설 대표 겸 굴착기 기사 조모(47)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실시했다.
철거 계약은 HDC현대산업개발→한솔기업→백솔건설 등으로 불법 재하도급이 이뤄졌다.
여기서 백솔건설은 해체공사 대금으로 약 11억원을 받았고, 지난해 10월 초쯤 철거 공사를 실시했다.
공사 대금은 달마다 철거 면적을 측정해서 받는 식이었다.
검찰이 "계약 금액 중에 일부는 다시 한솔기업 측에 반환하기로 약정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조씨는 "대금은 평당 4만원 상당으로 책정됐고 이 중 6800원은 한솔 대표와 관련된 회사에 일을 주고 돈을 주기로 했다. 또 5000원은 한솔 대표에게 현금으로 반환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를 계산하면 조씨가 실제 받은 공사 대금은 9억원 상당이다.
조씨는 '한솔기업이 HDC현산으로부터 50억원에 하수급했는데 실제 공사를 맡은 백솔기업은 약 9억원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이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른바 백마진 등으로 공사 대금이 대폭 줄었고, 이로 인해 철거 과정에서 안전성 확보가 미흡하지 않았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검찰은 해체계획서와 달리 건물 후면부와 하층부 일부를 해체하고, 그 다음에 상층부를 해체한 경위를 물었다.
건물 외부에 성토를 조성하고 롱봄(팔이 긴 굴착기)을 이용해 상층부를 먼저 해체하는 안전한 철거 방법을 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조씨는 "그렇게 하면 단가가 비싸지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한솔 현장소장과 다원이앤씨 현장소장의 지시를 받고 철거 작업을 했다고도 부연했다.
또, 해체 작업 위험성에 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질의엔 "몰랐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 4월 학산빌딩과 비슷한 규모의 건물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위험해 보인다는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과다 살수가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평소와 달리 추가 동원해 총 8대의 살수차를 이용해서 물을 분사한 이유에 대해 묻자, "현산 현장소장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피고인들은 HDC현대산업개발·한솔기업·백솔기업 등 공사 관계자 7명과 업체 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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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해체계획서와 규정을 무시하고 공사를 하거나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아, 건물 붕괴 사고를 유발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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