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도 TBS 예산 약 123억원 삭감 편성에 논란
일각에선 친여 방송인 김어준 겨냥한 '정치보복'이란 주장 나와
오세훈 "언론탄압? 법률해석에 문제 없어…TBS 재정독립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좌)과 방송인 김어준 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좌)과 방송인 김어준 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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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서울시가 내년도 TBS 출연금을 대폭 삭감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에 대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언론탄압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TBS가 서울시로부터 독립했기 때문에 재정 또한 독립할 때가 됐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상업 광고 허용 등 물적 기반의 토대 없이 결정된 성급한 예산 삭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오 시장과 김씨는 앞서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당시에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오 시장을 둘러싼 '내곡동 의혹'을 집중 보도했고, 오 시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보도 편향성에 대해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서울시의 TBS 예산 삭감이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 TBS 라디오 본부 예산 96.1% 삭감…"정책 비판하려면 재정독립부터" vs "상업광고라도 허용해야"

지난 1일 서울시는 내년도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원에서 약 123억원 삭감한 252억여원으로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김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편성·보도하는 라디오 본부 예산은 96.1% 삭감됐다. 따라서 내년도 라디오 본부 예산은 62억5574만원에서 60억 1076만원 삭감된 2억4498원이다.


일각에선 TBS 출연금 삭감이 김씨를 겨냥한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예산 가운데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사회료 등이 포함된 'FM 방송제작 및 운영비'가 기존 39억4636만원에서 1억5292만원으로 깎였는데, 김씨가 약 5억원 수준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실상 김씨의 출연료가 전액 삭감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오 시장은 출연금 삭감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독립언론, 독립방송, 독립을 한다는 것의 의미는 권리·권한과 함께 그에 따른 의무와 책임도 독립이 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독립"이라며 "(TBS는) 이미 독립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명실공히 독립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예산을 (삭감해)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로부터 독립했으나 여전히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TBS 출연금 삭감이 언론 탄압이며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방송 내용을 편성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할 때 언론탄압"이라며 "예산 편성으로 확대해석해서 주장하면 그야말로 정치적 주장이며 법률 해석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2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2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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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서울시의 TBS 출연금 삭감에 반발하고 나섰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보복 예산, 정치 예산, 편파 예산 이런 이야기가 많은데 심도 있게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경만선 시의원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오 시장이 본인 입맛에 맞는 길들이기를 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김씨 방송 때문에 오 시장이 불편함을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 금번 예산삭감 사유도 구체적인 내용이나 논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징벌적 성격으로 필요 예산의 반만 지원하겠다고 일방 통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논란은 예산 삭감 발표 다음날인 2일 김씨가 '김어준의 뉴스공장' 생방송에 약 20분 가량 지각하면서 더욱 커졌다. 김씨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은 유튜브 댓글 등을 통해 "오 시장의 압력 때문에 갑작스럽게 하차한 것 아니냐", "김어준 복직시켜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뒤늦게 스튜디오에 도착한 김씨는 남은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올해는 더 이상 지각하지 않겠다"고 해명하면서 오 시장을 향해 "시장님께서 상업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삭감한다면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 오세훈-김어준, 4·7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갈등…예산안, 16일 본회의서 판가름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부터 발생했다.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오 시장을 둘러싼 '내곡동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지난 3월29일에는 오 시장의 처가땅 경작인과 인터뷰를, 4월2일에는 2005년 당시 내곡동 땅 인근 생태탕집을 운영했던 사장 부자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오 시장은 지난 3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뉴스공장'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시장이 되면 바로잡을 건 잡아야 한다. (TBS에) 예산 지원을 안 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라며 "언론답게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원칙적인 대응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시에도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TBS 출연금을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지난 4월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둘러싼 이른바 '내곡동 의혹'과 관련, 단독 인터뷰를 방송했다. 사진=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4월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둘러싼 이른바 '내곡동 의혹'과 관련, 단독 인터뷰를 방송했다. 사진=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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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김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친여 편향적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친여 방송인으로 꼽히는 김씨는 지난달 24일 유튜브 '딴지 방송국' 채널에 게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영상에서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라며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실력으로 돌파하는 길을 가는 사람은 어렵고 외롭다. 그러니까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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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예산안을 둘러싼 오 시장과 시의회 간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다음달 16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통과해야 확정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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