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박스피…해외 증시로 떠나는 투자자들
해외주식 보관잔액 112조 넘어서
이달들어 레버리지 상품 대거 순매수
나스닥 100 지수 수익률 3배이상 추구
'프로쉐어울트라프로QQQETF' 1564억원 순매수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내 증시 떠납니다. 남들 오를때 못 오르고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지니 답답하네요."
코스피가 3000선에서 박스피(일정한 폭 안에서 코스피가 오르내리는 것)에 갇히자 해외 증시로 몰려가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31일 증권정보시스템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해외주식 매수 금액과 외화 예탁금을 합친 외화보관잔액은 112조9456억원으로 월 기준 연중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지난 8월 107조2791억원에서 지난달 105조3266억원으로 낮아졌던 보관잔액은 이달들어 112조원을 넘어섰다. 1년 전(지난해 10월 72조원)과 비교하면 55%가량 커졌다.
최근 한 달 동안 미국 증시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해외 투자에 나선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나스닥지수는 최근 한달 동안 8.73%가량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드, 머크 등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으로 실적 시즌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스피는 3.20% 하락해 3000선 부근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시장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 추이를 보면 2조9135억원으로 두달 전인 6조9897억원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낮아졌다. 올해 1월 25조8705억원과 비교하면 90%넘게 줄었다.
한편 해외주식 직구족들은 이달 들어 기초지수의 상승분 이상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을 대거 사들였다.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엔 나스닥 100지수를 3배 추종하는 ‘프로쉐어울트라프로QQQETF’(1564억원), 반도체 기업의 수익률 3배를 추구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ETF’( 839억원), 나스닥 100지수의 수익률의 두배로 추구하는 ‘PROSHARES ULTRA QQQ ETF’(48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미국 기술주를 모은 ‘BANK OF MONTREAL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369억원)와 S&P 바이오테크 기업들을 3배 이상으로 추종하는'LABU(DIREXION DAILY S P BIOTECH BULL 3X SHS ETF)도 276억원어치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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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종목 중에선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을 2218억원으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ASML은 이달 초 종가 기준 연중 고점(9월 23일 879.78달러) 대비 19%가량 하락했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는 2025년까지 DUV, EUV 장비 생산량을 각각 1.5배 2배 늘릴 계획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방산업 공정 미세화로 EUV 수요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성장 가시성이 가장 뚜렷한 업체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투자자들은 페이스북(2046억원), 알파벳(1405억원), 머크(784억원), 페이팔(617억원)에 대한 순매수 규모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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