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 일본·미국·이탈리아 등과 활동성 은하핵 '3C84'의 '전파엽' 탄생 순간 관측해

한·일,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현상 공동 관측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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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과 일본이 함께 협력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성 은하핵(Active Galactic Nuclei, AGN)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순간을 포착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와지마 키요아키 박사가 참여한 한국, 일본, 미국, 이탈리아 4개국 국제 공동연구팀이 활동성은하핵 ‘3C 84’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제트 분출로 만들어진 전파엽(葉) 탄생의 순간을 관측했다고 13일 밝혔다.

전파엽(radio lobe)이란 활동성 은하핵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고에너지의 제트가 주변의 고밀도 가스와 격렬하게 충돌하며 만드는 거대 규모의 빛나는 영역을 말한다. 보통 활동성은하핵 양쪽에 위치한 대칭 구조이며 전파 파장에 해당하는 빛이 나뭇잎 모양으로 형성되어 ‘전파엽’이라 부른다. 보통 그 크기가 은하 자체보다 훨씬 크다.


천문연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orea VLBI Network, KVN)과 일본국립천문대의 일본우주전파관측망(VERA Array)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7개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된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KVN and VERA Array, KaVA)을 활용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활동 은하 3C 84의 5년간의 장기 정밀 전파관측을 통해 밝혀냈다.

관측 결과 3C 84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 끝 지점의 열점(hotspot)이 돌연 2016년 7월부터 2017년 말까지 약 1년 동안 움직임을 멈췄다. 2018년부터 열점과 그 주변의 전파엽이 다시 움직임을 시작하다 이후 열점은 사라지고 전파엽의 모양은 일그러지며 밝기 역시 감소했다. 연구진이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현상은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가 주변의 고밀도 가스와 격렬하게 충돌하며 활동성은하핵의 전파엽 진행과 성장 과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임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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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3C 84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불과 4광년의 거리에 있는 전파엽 움직임 관측을 목적으로,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의 43GHz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거의 매달 관측했다. 또 고해상도 전파 관측이 가능한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의 VLBA(Very Long Baseline Array) 관측 자료를 함께 활용해 관측 정밀도를 높인 영상을 확보했다.


3C 84는 지구에서 약 2억 3천만 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자리 은하단의 중심부에 있는 활동 은하(active galaxy)이다. 특히 활동 은하 중심부인 활동성은하핵은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대부분의 활동 은하 중심에는 태양의 수백만 배에서 수백억 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대질량블랙홀은 막대한 중력 에너지에 의해 주변 물질이 빨려 들어가고 그 중심에서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물질을 내뿜는 강력한 제트가 분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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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C 84 은하 중심부의 활동성은하핵에서 제트가 막 분출되는 것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3C 84 은하를 정밀 관측함으로써 초대질량블랙홀의 제트로부터 초기 전파엽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으므로 이번 성과는 블랙홀 제트와 주변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진화를 새롭게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와지마 키요아키 천문연 박사는 “활동성은하핵의 강력한 제트를 막을 수 있을 만큼 밀도가 높은 가스가 블랙홀에 매우 가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이 천체의 기이한 성장 과정을 자세히 관측함으로써 활동성은하핵과 제트의 신비로운 형성과정을 풀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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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전파천문본부장도 “이번 연구 결과는 한일 공동 우주전파관측망인 KaVA의 세계적인 성능을 입증한 것이다”며 “이번 관측 결과를 토대로 중국, 이탈리아 전파망원경까지 추가로 결합해 더욱 향상된 해상도의 초대형 동시 관측망을 활용해 활동성은하핵의 진화 과정을 지속해서 밝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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