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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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주를 꼽자면 단언컨대 카카오다.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각국이 앞다퉈 풀어낸 정책자금은 주식투자 열풍으로 이어졌고,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카카오는 지난해 1월 시가총액이 13조5462억원었지만, 올해 6월 69조6969억원까지 5배 넘게 커졌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는 23위에서 2위까지 껑충 뛰었다. 플랫폼 경쟁사인 네이버 시총은 같은 기간 2배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카카오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띄운 것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이었다. 카카오는 메신저앱으로 시작해 다음을 인수한 뒤, 커머스와 모빌리티, 금융, 게임, 음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정부의 플랫폼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카카오 주가는 25% 가까이 급락했다. 코스피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는 금융중개 서비스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장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플랫폼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미국은 지난 6월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동으로 ‘반독점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반독점 수정 초안을 발표하며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했고, 유럽은 지난해 플랫폼의 콘텐츠 조정, 온라인 광고 및 추천 시스템 투명성 강화 등이 담긴 디지털 서비스법을 발의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을 인수합병(M&A)하며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면서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다.


독과점 기업은 이용자를 늘린 뒤 시장 점유율을 높여 경쟁사를 고사시키는 방식으로 성장한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플랫폼은 승자독식의 구조다. 이 때문에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조성하는 것은 정부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동안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5년간 카카오·네이버 계열사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44건)와 네이버(32건)에서 이뤄진 총 76건의 기업결합 심사가 모두 승인조치됐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18개 기업을 신설하거나 지분 투자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더 키웠고, 128개의 종속기업을 두고 있다.

카카오가 혁신적인 서비스로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인 것은 맞지만, 무차별적인 사업 확장이나 승자독식의 수익모델은 경계해야 한다. 예컨대 늦은 밤 택시를 잡는 수고를 대신해준 카카오택시는 출시 초반에는 무료를 표방하며 이용자수를 대거 늘린 뒤, 돈을 더 지불해야 택시를 빨리 잡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를 차별하고 과도한 수수료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네이버가 2013년 골목상권 침해 이슈로 부동산 매물광고와 맛집 소개 등의 서비스를 철수하고 음식꽃배달 서비스를 철수한 것과 닮은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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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정부여당이 돌연 전방위 플랫폼 규제에 나선 시점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만큼 여론을 좌우할 수 있는 플랫폼 길들이기라고 오해하기 딱 좋을 시점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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