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대법정./사진제공=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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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명에퇴직자가 퇴직 후 일정기간 내 동종 경쟁업체에 취업할 경우 명예퇴직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명퇴금 반환약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명예퇴직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회사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이 있어 명예퇴직금 지급을 온전히 경쟁업체에 전직하지 않는 대가라고 보기 어렵고 장기근속자들의 조기 퇴직을 장려하기 위한 사례금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이전 직장에서 취득한 정보를 부당하게 영업에 이용해 손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한정해서 명퇴금 반환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전케이피에스 주식회사가 명예퇴직자 박모씨와 김모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1977년 회사에 입사해 품질보증, 품질검사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6년 3월 명예퇴직했고, 김씨는 1987년 입사해 해외전문기술서비스 업무, 디젤발전소 정비업무 등을 하다가 2017년 12월 명예퇴직했다.

두 사람은 퇴직 당시 '퇴직 후 3년이 경과하기 전에 동종 경쟁업체에 취업한 경우에는 일반퇴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인정하고 명예퇴직금 전액을 조건 없이 반환하겠습니다'라는 각서를 작성했는데, 김씨와 박씨가 각각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아 경쟁업체에 취직하자 회사는 약정한 대로 명예퇴직금을 돌려달라며 각 9395만원과 1억6255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는 만큼 전직금지의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이 작성해 제출한 각서로 회사와의 사이에 곧바로 경업금지 약정이 체결됐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명예퇴직의 해제조건'을 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1·2심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회사가 명퇴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조직 활성화와 업무 생상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측면이 있고 ▲원고 회사는 직위나 담당 업무 등에 대한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이 같은 각서를 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 회사의 명예퇴직금에는 조기퇴직을 도모하기 위한 사례금 내지 공로금의 성격도 갖고 있어 온전히 경쟁업체에 전직하지 않는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전직을 제한하는 기간이 3년으로 비교적 길다는 점 등에 비춰 해제조건의 성취 여부는 '명예퇴직후 3년 내 취직한 직장이 원고와 동종 경쟁관계에 있어 원고에서 알게 된 정보를 부당하게 영업에 이용함으로써 원고에 손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경우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원고 회사는 2심에서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없다고 해도 적정한 선에서 제한하는 것은 허용되므로 명예퇴직금 일부에 대한 반환이라도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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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역시 "원심은 처분문서의 해석 및 경업금지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며 이 같은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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