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시대 일상화
키오스크 등 무인기계 활성화
"주문 어렵다"…키오스크 이용 어려움 토로하는 중장년층

경기도의 한 복합쇼핑몰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한 소비자가 매장 내 비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해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경기도의 한 복합쇼핑몰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한 소비자가 매장 내 비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해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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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50대 남성 박모씨는 최근 햄버거를 사 먹으러 패스트푸드점에 갔다가 진땀을 흘렸다. 무인 주문기(키오스크)의 사용법을 몰라 헤매고 있는 와중 뒤에 줄을 선 젊은이들의 눈총이 따가웠기 때문이다. 박 씨는 "햄버거 하나 사 먹기도 어려운 시대가 됐다. 직원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런 말을 하기도 쉽지 않더라"며 "식당에서도 QR코드를 인증하라고 해서 자식한테 하는 방법을 배웠다. 기술이 더욱 발전할 텐데 어떻게 살아가라는 건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한 가운데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장년층의 불편함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1년 반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대부분 매장에 QR코드가 의무화된 데다 최근 키오스크를 통해서만 주문을 받는 곳도 증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 및 고령층은 아예 서비스 이용마저 포기해버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는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50대 여성 강모씨는 "키오스크가 나에게는 너무 어렵다. 패스트푸드점을 가도 주문을 못 해서 못 사 먹겠더라"며 "자식들은 비대면에 익숙해서 주문을 잘하는데, 혼자 가면 뒷사람이 신경 쓰이고 긴장돼서 잘 못 하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키오스크 하는 방법을 배워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또 까먹는다"며 "세상이 삭막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도 이른바 '키오스크 주문 실패담'이 공유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해 "엄마가 햄버거를 먹고 싶어 집 앞 햄버거 가게 가서 주문하려는데,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 20분 동안 헤매다 그냥 집에 돌아왔더라"며 "(엄마가) 전화하며 '화난다'고 말씀하시다 '엄마 이제 끝났다'며 울었다"고 했다.

이어 "직원에 대한 원망은 아니다. 엄마도 당시 직원들이 너무 바빠 보여서 말을 못 걸겠다고 하시더라"며 "키오스크가 도입된 후 이상한 고객의 응대를 피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부분은 공감하지만, 키오스크에 접근할 수 있는 폭이 너무 좁게 형성돼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방문객들이 QR코드, 안심콜 등 출입명부를 작성한 뒤 입장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방문객들이 QR코드, 안심콜 등 출입명부를 작성한 뒤 입장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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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화에 익숙지 않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어려움은 관련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비대면 거래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1.6%가 '키오스크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은 키오스크 이용 난이도를 평균 75.5점으로 평가했다. 100점은 '매우 쉬움', 0점은 '매우 어려움'을 의미한다.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한 점(중복응답)으로는 '복잡한 단계'를 선택한 응답자가 51.5%로 가장 많았고, '뒷사람 눈치가 보임'과 '그림·글씨가 잘 안 보임'도 각각 49%, 44.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QR코드 의무화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식당이나 백화점, 마트 등에서 QR코드 인증 등은 필수가 됐다. 그러나 중장년층을 비롯한 고령층에는 QR코드가 생소할뿐더러 QR코드를 발급받기 위해선 개인정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까다로워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젊은 세대 역시 부모 세대가 비대면 문화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김모(28)씨는 "처음 키오스크가 도입됐을 때, 나도 버벅거릴 때가 많았는데 부모님 세대나 어르신들은 오죽하시겠나"라며 "또 키오스크가 매장마다 같은 형식도 아니지 않나. 매장마다 결제 순서도 다르기 때문에 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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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꾸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젊은층과 고령층 간의 정보격차는 점점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키오스크 등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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