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 차기 대통령 누구인지 궁금하다면 대전으로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대전 1위=대통령 당선' 등식
2012년 대선 박근혜-문재인 후보, 49.95%vs49.70% 초박빙 승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대선을 치르는 여야 입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지역은 없다. 인구가 많은 지역이건, 적은 지역이건 ‘정치적 의미’는 가볍지 않다. 인구가 많은 경기도나 서울, 여야의 전통적인 텃밭인 영남과 호남은 물론이고 강원이나 제주처럼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도 공을 들이는 이유다.
대선캠프의 책사라 불리는 이들이 주목하는 지역은 따로 있다. 차기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그 지역은 바로 대전광역시다. 대전 인구는 광주광역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대전의 주민등록 기준 인구는 145만5300명으로 144만2482명인 광주 인구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대전은 전통적으로 충청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이지만 인구 자체만 놓고 보면 경기도 수원시(118만3615명), 고양시(108만1045명)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다.
대전은 인근 지역인 세종과 천안의 발전과 맞물려 과거와 같은 독점적 지역(충청) 대표성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충청의 정치 1번지는 누가 뭐래도 대전이다. 선거 전략가들이 대전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대전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는 어김없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는 1989년 대전이 직할시로 승격된 이후 현재의 광역시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이어졌다. 1992년 대선, 1997년 대선, 2002년 대선, 2007년 대선, 2012년 대선, 2017년 대선의 승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려면 전국 결과를 찾아볼 필요도 없이 대전의 성적표만 보면 알 수 있다.
2022년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 궁금하다면 대전의 민심이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전이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지역적인 특성과 관련이 있다. 전통적으로 영남(특히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정치적 텃밭이었다.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의 정치적 텃밭이다. 반면 충청은 고(故)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시절을 제외하면 일방적 표심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대전은 충청에서도 전국 표심에 가장 근접한 지역이다.
충청도 태생도 많지만 외지에서 넘어온 이들도 많이 거주하는 곳이 대전이다. 중장년층과 젊은층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충청권 대표 도시이다. 대전을 둘러싼 주요 대선 후보의 치열한 승부는 1992년 제14대 대선에서 시작됐다.
당시 대선은 역대 가장 강력한 제3의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통일국민당 정주영 후보가 출마했던 선거다. 정주영 후보는 대전에서 23.26%를 얻으며 선전했다. 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28.73%를 얻었지만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김영삼 후보는 대전에서 35.19%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고 1992년 대선의 최종 승자 역시 김영삼 후보의 차지가 됐다.
대전의 선택이 청와대의 새로운 주인을 알려준다는 등식이 깨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고향이 TK(대구·경북)인 후보와 PK(부산·울산·경남)인 후보가 맞붙었던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벌어진 일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전국적으로 치열한 승부를 펼쳤는데 특히 대전은 말 그대로 초박빙 승부로 끝을 맺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대전에서 49.7%(44만8310표)의 득표율을 올렸다. 6명의 대선 후보가 출전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1위를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을 득표율이었지만 승자는 따로 있었다.
박근혜 후보는 대전에서 49.95%(45만57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불과 0.25% 포인트에 불과했다. 흥미로운 점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대전에서 얻었던 49.7%의 득표율은 2017년 대선 승리 당시 대전 득표율인 42.93%보다 더 높았다는 점이다.
문재인 후보는 2012년 대선 당시 대전에서 상당히 선전했지만 더 많은 표를 가져간 후보가 있었고 결국 최종 대선 결과도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끝이 났다.
2017년 대선에서는 최종 개표 결과 1위(문재인)를 차지한 후보가 2위(홍준표)와 3위(안철수)를 차지한 후보보다 대전에서 20% 포인트 안팎의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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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선은 2017년과 비슷한 승부가 펼쳐질까 아니면 2012년 대선처럼 초박빙 승부로 이어질까. 여야 대선후보 선출 이후의 본선 경쟁은 물론이고 주요 정당의 당내 경선에서도 ‘대전의 표심’은 많은 이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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