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는 데도 힘받는 D램 고점론…DXI지수, 반년 만에 최저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D램의 현물거래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불거진 '고점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져 PC용 D램의 경우 현물거래가격이 기업과의 계약 가격인 고정거래가격을 하회하고 있다. '과도한 우려'라는 반도체 업체들의 반박에도 시장에서 제기된 고점론은 힘을 받는 모습이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 전망을 알려주는 DXI지수는 지난달 31일 3만4904.57을 기록해 지난 3월 1일(3만4436.33)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DXI지수는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라 지난 2월 22일 3만선으로 올라선 뒤 3월부터 4개월 가량 3만6000~3만8000대를 오르내렸다. 지난 7월 14일 3만8755.14를 기록한 DXI지수는 이후 최근까지 빠른 하락세를 보였고 현재 3만5000선을 내려왔다.
이처럼 지수가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최근 D램 현물거래가격이 하락하면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PC용 D램인 DDR4 8Gb(1G*8) 2666Mbps의 현물거래가격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3달러 대로 떨어졌다. 이 제품의 현물거래가격은 지난달 31일 평균 3.864달러로 지난 1월 27일 이후 가장 낮다. 지난 2월 이후 이 제품의 현물거래가격은 4달러 선을 유지했으나 지난달 26일 3달러 선으로 내려왔고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물거래가격이 고정거래가격을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현물거래가격은 대리점을 통해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거래여서 기업이 직접 장기 계약 체결해 결정되는 고정거래가격과는 다르지만 분기별로 이뤄지는 고정거래가 대신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D램의 시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고정거래가격을 대체적으로 선행하는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현재 PC용 D램인 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4.10달러로 지난 7월부터 두 달 연속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달 20일부터 현물거래가격은 고정거래가격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PC용 D램 뿐 아니라 하반기 메모리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서버 시장 동향도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날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서버용 D램 가격이 4분기 들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고객사들의 서버용 D램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보수적으로 전환됐다"면서 "4분기 가격 추가 인상은 어렵고 오히려 0∼5%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D램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자 시장에서는 고점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초 트렌드포스가 PC용 D램의 가격 하락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애널리스트들도 잇따라 올해 고점을 찍고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PC와 서버 업체가 보유한 D램 재고가 평상시 수준 이상"이라며 "D램 가격이 3분기에 고점을 형성한 후 4분기부터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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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과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서버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등으로 전자기기 수요가 남아있고 이후 메모리반도체 사용분야가 확대되고 있어 D램 수요도 그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만약 반도체 수급 영향으로 일시적인 가격 조정은 있을 순 있지만 결국 하락세가 장기화하진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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