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테러 책임 통감"‥미 언론 "취임 후 가장 어두운 날"
끝까지 추적해 보복 예고
비판 여론 정면 돌파 시도
철군 방침 수정 없다 재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 도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인근의 자살폭탄 테러에 대해 보복 카드를 꺼내들며 아프간 철군 사태는 또 다른 양상을 맞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철군 기한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무리한 철군 추진 과정에서 대규모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 근간은 물론 정권의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연설하며 ‘철군을 여전히 지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고 "현재 상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일부는 살해당하는 등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대피 시한인 이달 말일까지 미국에 협조한 아프간인들을 모두 대피시키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대피 시한 이후에도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필요시 미군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철군 방침을 뒤집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 주체로 지목된 이슬람국가(IS) 지도부와 핵심 자산을 공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IS 근거지를 겨냥한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그는 "용서하지 않겠다" "잊지않겠다"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등 강경한 어조로 보복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테러로 바이든 정부의 철군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카불이 탈레반에 무혈점령당하면서 한 차례 패배를 맛본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테러로 결정적 카운터 펀치를 맞은 셈이 됐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오늘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어두운 날"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13명의 미군이 희생된 것은 2011년 이후 아프간에서 하루 희생자로는 최대 규모다.
바이든 행정부의 혼선도 목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테러 발생 직후 안보라인을 소집해 대책 회의를 가졌지만 정작 자신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오후 5시가 넘어서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트위터에는 "바이든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해시태그가 SNS에 퍼졌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백악관 대변인 정례 브리핑도 예정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 연설 이후로 미뤄지는 등 혼선 양상이 벌어졌다.
이번 테러가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 정책의 중심을 중동에서 중국으로 옮기려던 상황에서 벌어진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라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었다. 중동지역의 골칫거리 이슬람국가(IS)가 이번 테러를 주도한 만큼 미국도 중동에 대한 관여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 IS는 적대적 관계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IS에 대한 보복을 위해 탈레반과 손을 잡아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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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도 탈레반에는 인내를 보였지만 IS에는 즉각 대응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용서하지 않겠다"라거나 "잊지 않겠다",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라고 말하며 강경하게 반응했다. 이 역시 아프간 사태로 인해 돌아선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의도적인 반응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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