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방문객 찾기 어렵고 단속 어려워 '단속 사각지대'

유흥주점 단속 비웃듯 배짱영업…일반음식점 신분 ‘바(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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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26일 오후 9시가 넘어선 시각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건물 3층. 간판도 없는 한 매장에서 희미한 말소리들이 들려왔다. 바(bar) 형태로 급조된 듯한 업소에서는 6명의 손님들과 종업원들 간의 술판이 벌어졌다. 최근 단속이 심해지면서 오후 9시 이후 이 곳으로 장소를 옮겨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 사장 김모씨는 "기존 매장 임대료를 메꾸려면 이렇게라도 영업을 이어나가야 한다"면서 "그래도 단골 손님 외에는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곳도 외부 간판을 끄고 출입문까지 걸어잠근 채 예약 손님만 받아가며 자정이 넘도록 영업했다 3인 이상 인원제한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백신접종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손님 2명과 종업원 2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당연히 마스크는 쓰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유흥업소들이 영업 정지를 당한 가운데 토킹바 등 유사업소들의 불법 영업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영업 시간은 물론 인원 제한을 위반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실정이다.


집합 금지 행정명령으로 유흥시설은 모두 문을 닫았지만, 바 형태의 유사업소들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영업이 가능하다. 유흥주점과 비슷한 방식으로 영업하면서도 집합금지 조치의 적용을 받지 않아서다. 바 형태의 술집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유사업소들은 대표적인 방역 사각지대로 꼽힌다.

지난 19일에도 서울 강남 일대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유사업소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된 업주와 손님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된 이 업소는 2017년 9월20일부터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운영돼 왔다.


바 형태의 유사업소들은 업종 특성상 종업원과 방문객을 찾아내기 어려워 코로나19 고위험시설임에도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불법영업이 지속되면서 깜깜이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방역수칙을 위반하더라도 해당 업소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최대 300만원의 벌금만 내면 돼 배짱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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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대대적인 단속과 함께 불법 업소들이 탈세한 돈까지 추징을 해달라고 세무서에 요청하기로 했다. 실제로 앞서 적발된 유사업소의 경우도 지난 4년 간 불법 영업으로 벌어들인 매출액을 48억 원으로 보고 탈세 조사가 필요하다며 관할 세무서에 추징을 위한 과세 자료를 통보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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