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아무리 선한 의도를 지닌 정책이라도 때론 의도치 않은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게임 셧다운제가 그랬다.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막는 제도다.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호하고 온라인게임 중독을 막는다는 논리로 2011년부터 10년째 시행중이다.
셧다운제의 부정적 사례가 알려진 것은 제도가 시행된지 불과 1년도 안된 시점이다. 2012년 프랑스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대회에 출전한 16세 한국 프로게이머가 셧다운제 때문에 밤 11시58분에 경기에서 퇴장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다.
논리도 허술했다. ‘게임 중독 방지’와 관련해 청소년들이 부모의 아이디를 사용하거나 해외 계정을 통해 콘텐츠를 다운받는 등 우회 방법이 얼마든지 있고, 일률적인 접속 차단으로는 게임 중독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게임 이용자의 수면 시간과 게임 이용 시간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연구가 보고되기도 했다.
후폭풍은 대표적 ‘초딩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로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급하는 ‘마인크래프트’가 셧다운제로 한국에서만 ‘성인용’으로 전환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이렇게 ‘갈라파고스 규제(세계적인 흐름에 벗어난 규제)’로 취급받던 셧다운제가 10년만에 폐지 기로에 섰다. 정부는 25일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는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자율적 방식의 ‘게임시간 선택제’로 청소년 게임시간 제한제도를 일원화하고 청소년과 보호자, 교사 등에게 게임이해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청소년의 자기결정권 및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해 자율적 방식으로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 여가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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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다. 청소년 보호 정책은 매체 이용 환경 변화에 대응해 마땅히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도가 아무리 선한 의도를 지녔더라도 규제라는 탈을 쓰는 순간 산업의 발전과 성장에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당국은 잊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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