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업계 “탄소중립법, 산업생태계 영향…속도 고려해야”

탄소중립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되면서 자동차부품업계를 중심으로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사진 = 아시아경제DB

탄소중립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되면서 자동차부품업계를 중심으로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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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김희윤 기자] 온실가스 배출량 35% 감축(2018년 대비 2030년까지)을 명시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되면서 자동차부품업계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당위성은 이해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급격한 속도와 기준을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감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분야는 자동차부품 업계다. 자동차산업협회는 2018년 순배출량 대비 35% 이상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기차 약 385만대가 보급돼야 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기존의 탄소 24% 감축을 위한 2030년 누적 364만대도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확대 안이 추진됐다는 주장이다.


협회에서는 내연기관차 시장 축소 부품 수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협회는 자동차부품 업계의 매출이 향후 15% 이상 줄고, 전기차 생산시 필요인력이 내연기관차 대비 38%에 그친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대량실직 사태를 예상했다.

사업주, 근로자 할 것 없이 중소기업의 타격은 더 크다. 경기도 시흥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코로나19 여파로 내수시장이 침체돼 수출로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기차로의 산업 변화와 탄소배출 감축의 큰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충분한 시간과 지원책 없이 강행하면 중소기업들은 국내에서 기업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산업계는 법안대로라면 2030년까지 2억4000만t가량의 탄소를 줄여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포스코의 연간 탄소배출량(8148만t)의 세 배 수준이다. 기존 목표는 2018년 대비 26.3% 감축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우리 중소기업은 대부분이 제조업이어서 탄소 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기업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목표를 던져 놓고 알아서 맞추라는 식이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는 25일 대한상의 회의실에서 탄소중립법 국회통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2050 탄소중립은 분명히 가야할 길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산업 현실과 감축기술 수준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기업들에게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업종별 협회와 함께 업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공동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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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엄지용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산업계 입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 지향적인 우리 경제구조에서 현재 미국과 유럽이 추진하는 탄소국경세를 고려한다면 어렵고 힘들더라도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위해 탄소중립 실현을 강하게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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