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영업 제한' 자영업자 거센 반발
업주들 "20·30 접종 시작도 안 해…인센티브 무용지물"
전문가 "백신 접종 완료자 대상 인센티브 확대해야"

지난 7월 서울 홍대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 홍대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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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역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단축한 것을 두고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1년 반 동안 계속된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데다 지속적으로 바뀌는 방역 정책으로 피로도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업주들 사이에선 오후 9시 영업시간 단축 지침과 관련, 실효성이 의문스럽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겨우 1시간 단축으로 코로나19 유행 억제 효과가 크지도 않을뿐더러 그에 비해 자영업자의 피해는 막중하다는 토로다.

전문가는 영업시간 단축이 꼭 필요하다면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지금보다 더 높은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부의 영업시간 단축 조치에 불만을 표하는 글을 다수 볼 수 있다. 식당을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9시 영업 제한이라는 것은 사실상 8시 영업 종료라는 다는 것"이라며 "그 시간이면 직장인들이 퇴근 후 시간이 촉박해 식사를 오지도 않는다. 사실상 저녁 장사는 포기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9시 이후에만 바이러스가 더 퍼진다는 법이라도 있나. 아르바이트 고용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빚은 늘고 파산 직전"이라며 "살면서 이런 위기는 처음 겪어본다"고 했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골목 상권 지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골목 상권 지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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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밤 9시 영업시간 제한 방침의 실효성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거리두기가 강화된 이후로 요즘엔 거의 점심 장사 위주로 영업한다"라며 "10시 영업 제한일 때도 9시쯤 되면 손님이 안 와서 8시에 문을 닫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9~10시 사이에 더 많이 몰리는 것도 아닌데, 굳이 1시간 일찍 문을 닫는 게 큰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다. 더욱이 다른 업주들의 반발이 큰데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 있을까"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를 이달 2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2주간 연장한다고 발표하면서,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을 기존 밤 10시에서 밤 9시까지로 단축하기로 했다.


다만,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 2인 제한'과 관련, 카페·식당에 한해 백신 접종 완료자(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사람) 2인을 포함한 4인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백신 접종 진척 상황을 고려해 '인센티브'를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하더라도 상권을 활성화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아직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사람이 많지 않은데다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다. 저녁 시간대 식당·카페를 주로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청장년층(18~49세)은 오는 26일에야 백신 1차 접종을 시작한다.


때문에 이번 거리두기 2주 연장이 자영업자들에겐 기존보다 더 강도 높은 조치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자영업자 피해를 줄여준다며 생색내듯 인센티브 방안을 들고 온 것 같은데 무용지물"이라면서 "인센티브를 이용하는 손님이 있더라도 일부고, 영업시간 단축으로 발생한 피해를 막진 못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3차 유행 때는 영업시간 제한으로 확실히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봤었다. 그러나 이번 4차 유행에서 이런 방침이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낮에 모임을 하지, 늦은 시간에 약속 잡지 않는다. 9시로 단축 제한한 것이 자영업자들에게만 손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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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곳보단 숨어서 불법 영업을 하고, 지침을 어기는 곳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서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지금보다 더 풀고, 식당 등 이용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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