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6시까지 통화 녹음파일 공개"
녹취록 공개한 이준석 측에선 추가 대응 자제할 듯
하태경 "원희룡, 대선예비후보 사퇴해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대선 경선을 앞둔 국민의힘에 대권주자와 당 대표 간 갈등이 촉발되며 최악의 내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은 금방 정리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원희룡 전 제주도 지사는 18일 오후 6시까지 그렇게 해석될 만한 이 대표의 발언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원 전 지사를 향해 "딱하다"는 감정 섞인 말을 SNS에 툭 내뱉었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원 전 지사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본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듯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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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이 대표를 공격 중인 원 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다시 말씀드린다"며 "곧 정리된다는 이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 전 총장"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밤 지난 10일 원 전 지사와의 통화 가운데 논란이 됐던 ‘정리’ 관련 언급을 인공지능(AI)으로 녹취한 내용을 SNS에 공개했다. 정리를 언급한 것은 윤 전 총장과의 갈등 상황이 해소된다는 것을 뜻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원 전 지사는 대화의 맥락이나 어감상 ‘윤 전 총장이 정리된다’는 뜻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의 말은)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떨어지기에 곧 정리될 것"이라고 해석하며 "문제 해법은 전체 녹음파일을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화의 흐름이나 맥락, 거기에 담긴 어감과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이 대표는 SNS에 ‘그냥 딱하다’는 다섯 글자를 남기는 것으로 원 전 지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원 전 지사가 녹취를 공개하라고 해서 공개한 건데 더 이상 무엇을 하냐"며 녹취파일 공개 등 추가 대응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대권주자들까지 ‘이준석·원희룡’ 사이 싸움에 끼어들며 내홍은 격화되는 분위기다. 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주자라는 사람이 사적 대화 내용까지 과장 왜곡하여 뒷북 공개하면서 당내 분란을 부추기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더 이상 분탕질로 당을 흔들지 말고 즉각 대선 예비후보 사퇴하고 자숙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측 대변인인 김웅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윤 전 총장과의 갈등이 곧 정리) 갈 거라고 본다"면서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한 말에 대해 악마의 편집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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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의 종결점과는 별개로 일련의 잡음에 대한 책임론은 이 대표의 리더십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하다. 이 대표의 멘토로 알려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너무 사소한 일에 크게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며 "후보가 무슨 짓을 하느냐 등에 신경을 쓰면 안 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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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윤 전 총장은 거리두기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기일에 맞춰 묘역 참배에 나선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모하는 장소에 와서 세간의 정치 얘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승봉 공보팀장도 "대응 방침이 전혀 없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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