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요국 대비 임금 인상속도 가팔라…노동생산성 향상을"
KIAF, ‘임금, 근로시간, 노동생산성 국제비교와 시사점’ 주제 온라인 세미나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우리 기업의 시간당 평균임금이 주요국 대비 가파른 인상폭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급속한 근로시간 단축의 여파다. 경제계에선 이같은 추세가 국가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속도조절과 함께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신(新)산업 진출 가속화, 규제개혁 및 세제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7일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발표한 ‘임금, 근로시간, 노동생산성 국제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2017년 구매력평가지수 기준)한국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23.6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국 중 미국(28.7달러), 독일(39.7달러), 프랑스(26.3달러)보단 낮지만 일본(17.6달러)과 영국(22.2달러)을 웃도는 수치다.
주요국 웃도는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 면에서 한국은 주요 산업군에서 경쟁하고 있는 주요 5개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을 압도했다. 실제 지난 2015년 대비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20.1%로 미국(12.5%), 일본(-1.5%), 독일(17.9%), 영국(16.6%), 프랑스(11.7%)를 모두 제쳤다.
급격한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의 원인으론 평균 근로시간 감소가 꼽힌다. 실제 같은 기간 근로시간 증감율을 보면 한국은 -10.6%로 감소율이 주요 5개국(0.2%~6.2%)을 큰 폭으로 앞섰다. 월평균 임금증감률을 봐도 한국은 12.1%로 일본(-3.7%)을 제외한 다른 국가(12.3%~16.7%)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업종별로 봐도 한국 제조업의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33.7%로 독일(26.3%), 일본(2.8%) 등 제조업 강국들을 앞섰다. 이 역시 평균 근로시간의 높은 감소율로 인한 결과라는 게 KIAF의 설명이다.
박서우 KIAF 연구원은 "평균 근로시간의 하락과 평균임금의 상승으로 노동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반대 급부로 일부 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면서 "지난 2017~2019년 국내 GDP 대비 무역수지 비중의 급격한 감소는 이런 가격경쟁력 약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규제개혁·노동유연성 확보 절실
문제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이같은 급격한 임금상승률을 따르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KIAF조사에서 지난해 한국의 부가가치 기준 노동생산성은 지난 2015년 대비 9.8% 상승하는데 그쳐 같은 기간 시간 당 평균임금 상승률(25.6%)을 크게 밑돌았다.
물론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2년~2019년간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2.7%로 0.6%~7.0%에 그친 다른 국가들을 앞질렀다. 박 연구원은 "다만 한국의 임금상승률과 생산성 증가율간 격차(14.8%)가 독일(22.0%)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점은 국제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어 (임금 인상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노동생산성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과 노동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단 의견이 제기됐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탄소중립 등 환경변화로 전환기에 직면한 우리 산업의 생산현장이 빠른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근로시간 단축, 임금상승과 동시에 노동시간 활용과 임금책정, 노동 배치에 유연성 확보가 지금 수준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전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도 "해결책은 임금상승 속도를 늦추거나 노동생산성을 올리는 방법 뿐이나, 노조 협상력이 큰 대기업의 경우 임금상승 속도를 늦추는 것은 곤란한 만큼 해답은 노동생산성 향상"이라며 "국가와 기업이 최신설비와 장비를 구축하고, 근로자의 협력을 전제로 한 첨단 기술 교육과 노사정의 협력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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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만기 KIAF 회장은 "노동생산성 제고와 고용확대란 상반된 목표를 달성하려면 고부가가치 신산업에 지속 진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신산업에 대한 자율규제 혹은 네거티브 규제 도입, 수도권 규제 완화 등 과감한 규제혁신을 단행하고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감면 및 첨단기술 인력양성 등 정부의 지원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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