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양궁 선수들이 이번 도쿄올림픽 남녀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여자양궁 단체전 우승은 9회 연속이라니 놀라운 성과다. 언론은 모두 공정한 선수 선발을 우승의 비결로 꼽았다. 학벌, 지역, 경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뽑은 결과라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학력위조, 대기업의 성과급 논쟁,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등 공정과 거리가 먼 사례가 자주 이슈화되고 있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공정이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가치 중 하나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익위가 입법 발의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지난 4월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5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11월 말까지 128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제4차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한다. 법은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 수행을 담보한다. 전수조사는 청년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취업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권익위는 행정기관이 주관하는 공모전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지난 1월 리포트 공유 누리집에 공개된 자료를 이용해 중앙부처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례가 언론을 뜨겁게 달궜다.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한 공모전에도 같은 내용을 제출해 수상한 사실이 밝혀져 행정기관 공모전의 부실 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수상 실적은 학생, 취업준비생의 스펙으로 활용될 수 있어 많은 이들을 더 분노케 했다.
권익위의 국민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에도 행정기관 공모전의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이 2000건 넘게 분출됐다. '공모전 심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표절·도용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권익위가 지난 2월 중앙부처, 지자체, 교육청 등 77개 행정기관을 조사한 결과 최근 3년(2018~2020년)간 행정기관이 개최한 공모전은 1306개, 응모작 수는 61만여건, 부상금은 115억원이 넘었다. 공모전 중 절반 이상은 수상 후보작에 대한 표절·도용·중복응모 등을 검증하지 않았다. 공모전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경우가 12.5%에 달했으며 표절·도용 등 부정행위로 수상을 취소한 사례도 39건이나 있었다.
이에 권익위는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행정기관 공모전 운영의 공정성을 담보할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내년까지 표준화된 통합 규정을 마련하고 공모전 공고부터 수상작 공개까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통합관리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심사위원의 과반을 외부위원으로 구성하고 제척·기피 제도를 도입한다. 국민이 심사·검증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통합관리플랫폼에서 온라인 투표심사와 공개검증 절차를 진행한다. 공모전 참여 시 ‘청렴 서약서’를 제출토록 하고 표절 등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부상 환수를 하는 등의 제재도 강화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달 2일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격상했다. 이는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첫 사례다. 공정이 우리 생활에 뿌리내린다면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 양궁 남녀 대표팀을 통해 배운 '공정은 금메달도 가져다준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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