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 허재호, 형사사법공조 자료 공개 소송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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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공소시효 만료'를 주장하며 청구한 형사사법공조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는 허 전 회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허 전 회장이 청구한 범죄인 인도요청 여부 등에 관한 정보에 대해 처분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내리는 판결이다. 다만 재판부는 허 전 회장이 거주 중인 뉴질랜드에 국제 수사 공조 요청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선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법무부의 비공개 결정처분을 취소한다"고 주문했다.

허 전 회장은 앞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2019년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허 전 회장은 그해 8월 첫 재판부터 심장 질환,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어려움 등을 이유로 줄곧 출석하지 않았다. 허 전 회장은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조세포탈 범죄 공소시효 만료를 증명하기 위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구체적으로 ①정부가 허 전 회장이 거주하는 뉴질랜드에 국제 범죄인 인도 요청 등을 요청한 적이 있거나 없다는 서류 발급 ②정부가 허 전 회장 거주국 뉴질랜드에 국제 수사 공조 요청 등을 한 적이 있거나 없다는 서류 발급 등이었다.


법무부는 허 전 회장이 청구한 정보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거부했다. 허 전 회장은 이 처분에 이의를 신청했으나 법무부가 기각하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 측은 법정에서 ②청구와 관련해 "형사사법공조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한다는 인식이 확산돼 비밀유지에 대한 대한민국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며 "향후 대한민국이 타국과 새롭게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체결하는 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②정보를 공개하더라도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②정보를 공개하는 행위 자체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허 전 회장은 2007년 5∼11월 사실혼 관계였던 H씨 등 3명의 명의로 보유한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 매각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5억여원과 차명 주식 배당금의 종합소득세 650여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허 회장 측은 관련 재판에서 공소시효 만료를 주장해왔다. 반면 검찰은 5억원 이상 조세포탈 범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며 허 전 회장이 출국한 2015년 8월부터 시효가 정지됐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을 심리하는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정지선)는 허 전 회장이 1년 넘게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 작년 11월 구인장을 발부했다. 구인장의 유효기간은 올해 11월5일까지다. 인치 장소는 광주지법 법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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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허 전 회장은 과거에도 탈세 혐의로 기소돼 2010년 항소심에서 벌금 254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항소심 선고 이후 뉴질랜드로 도피했다가 2014년 3월 귀국해 벌금 납부 대신 1일 5억원씩 탕감받는 이른바 '황제노역'을 하다 전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허 전 회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닷새 만에 노역을 중단한 뒤 2014년 9월 벌금을 완납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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