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D방호복·마스크·헤어 캡·페이스 쉴드·장갑 착용…온몸이 땀 범벅

코로나 감염 불안 시민 위해 사명감으로 버텨…잠·출근 생활패턴 반복

광주광역시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온몸을 보호장구로 감싼 의료진이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시민들을 응대하고 있다. 조형주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온몸을 보호장구로 감싼 의료진이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시민들을 응대하고 있다. 조형주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조형주 기자] "불가마 사우나에 온 것처럼 매일 땀으로 샤워하고 있습니다."


6일 오전 10시께 광주광역시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수은주는 이미 30도를 훌쩍 웃돌았고 체감온도는 35도에 육박하는 등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의료진들의 옷은 마치 겨울을 보는 듯 했다.

팔과 다리를 완전히 덮는 레벨D방호복에 마스크, 헤어 캡, 그 위에 얼굴을 가리는 페이스 쉴드, 장갑까지 착용한 의료진들은 출근한 지 2시간가량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게다가 일반 마스크가 아닌 수술용 마스크보다 두껍고 촘촘한 N95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열기까지 더해져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라고 한다.

조금이라도 더위를 이겨보고자 방호복 위에 냉조끼를 입기도 했지만 냉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워낙 기온이 높은 탓에 냉조끼는 두어 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머금고 있던 냉기를 모두 뱉어냈다.


열을 낮추기 위해 천막 지붕 곳곳에 큰 가림막을 덧대고, 안에는 실외 에어컨과 선풍기를 쉴 틈 없이 돌리고 있지만 검체를 채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냉기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온몸이 보호장구로 감싸져 있어 흐르는 땀을 닦을 수도 없다. 말 그대로 의료진들은 사우나에서 몇 시간씩 일하는 셈이다.


정소라(28·여) 의료 요원은 "여름철에는 체력 소모가 너무 커서 퇴근 후 집에 가면 바로 기절하다시피 잠들고, 다음날 아침이 돼서야 일어나 출근하는 똑같은 생활 패턴을 보인다"며 진땀을 흘렸다.


그럼에도 의료진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밝은 모습을 보이려 안간힘을 썼다. 검체를 채취하기 위해 길게 서 있는 시민들에게 지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의료진은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은연 중에 '자신이 코로나에 걸렸으면 어떡하나'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이분들에게 최대한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의료진들의 가장 큰 임무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장기전을 준비해야 될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광용 검체 채취 보조요원은 "엊그제 한 고등학생이 검사를 받으러 왔다가 5분도 안 돼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며 "의료진들도 더위에 건강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진들은 갖은 애를 쓰면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본 시민들은 전쟁통 같은 천막 생활을 그만하고 건물 내부에 진료소를 마련하는 등 의료진들을 위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유진(47·여)씨는 "검사받는 사람들은 잠깐 더우면 끝이지만 의료진들은 한여름에 방호복까지 입고 일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지자체에서 의료진을 위한 폭염 대책을 마련해야 될 것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보내 준 감사 편지가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남구보건소는 사무실 파티션 벽면에 지금까지 받은 편지를 빼곡히 걸어 놨다. 오며 가며 이 편지들을 보면서 힘을 낸다는 것이다.

AD

강규정 팀장은 "나중에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면 편지 등 소중한 기록들을 모아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호남취재본부 조형주 기자 ives08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