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7개 전업카드사 체크카드 발급량 255만장 감소
코로나 영향으로 비대면결제 늘면서 간편결제는 증가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코로나19로 결제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현금이나 카드 등 실물 거래가 아닌 모바일 간편결제 '페이'가 일상생활의 중심이 됐다. 특히 신용카드에 비해 혜택이 적은 체크카드는 발급량이 급감하면서 시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이다. 미래 잠재고객인 1020세대에게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가 주거래 수단으로 이동하면서 향후 카드사들의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6403만2000매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만1000매(3.8%) 줄어든 수치다.
전체 체크카드 발급수는 2018년부터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말 1억1158만매에 이르던 체크카드 수는 2019년 1억1094만매로 64만매 줄었고, 지난해 역시 87만매 감소한 1억1007만매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체크카드 발급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과 간편결제 이용자 수가 치솟기 시작한 시점이 맞물린다.
카드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결제가 빠르게 늘면서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체크카드를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간편결제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액은 하루 평균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 늘어났다. 특히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사업자들의 이용액 비중은 45.7%로 가장 높았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페이의 경우 결제액이 전년 대비 47% 성장한 9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간편결제·송금 등을 위한 빅테크의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도 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각각 3351억원, 689억원을 기록했다. 3월 말보다 네이버페이는 23.3%, 카카오페이는 4.4% 늘어난 규모다.
카드업계는 장기적으로 간편결제가 체크카드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체크카드로 유치해왔던 미래 잠재고객을 빅테크에 빼앗길 위험성이 더 커진 것이다. 이미 용돈을 체크카드 대신 페이서비스로 받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고, 빅테크 역시 청소년만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Z세대의 경우 빅테크에 친숙한 데다 한 번 선택한 금융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는 '록인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MZ세대 10명 중 9명이 간편결제 시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시장에서 체크카드와 간편결제는 서로 대체재로 볼 수 있다"며 "체크카드가 계속 줄어들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미래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접점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도 결제시장에서 카드사의 위치가 빅테크에 위협 받고 있다고 평가한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간편결제사업자가 신용카드사를 대신해 결제시장을 잠식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간편결제사업자의 영향력이 강화되면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고,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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