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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4강 그 뒤에 '분석의 귀재' 라바리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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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시계를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우리와 터키의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으로 돌려 보자.


우리 대표팀은 1세트를 17-25로 터키에 내줬다. 궁지에 몰린 상황. 2세트에 터키는 우리 공격이 에이스 김연경(33)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고 그에 맞춰 네트 앞 수비벽을 세웠다. 추격이 필요한 우리로선 공격 성공률이 높은 김연경을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터키는 허를 찔렸다. 김연경보다 다른 선수들의 득점 비중이 높았다. 2세트에 김연경이 5득점한 가운데서도 박정아(28), 양효진(32), 김희진(30)도 각각 4득점, 총 12득점을 책임졌다. 이 분위기를 타고 대표팀은 3세트까지 잡고 5세트에는 김연경이 아껴뒀던 공격력을 발휘하며 4강행 티켓을 땄다.

모두 스테파노 라바리니(42) 대표팀 감독의 계산이었다. 블로킹만 6개를 기록한 양효진은 "감독님이 어떻게 생각하고 해야할지 알려줬다"며 "감독님 말대로 하면 박자도 맞는다"고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우리 능력을 믿는다면 승부의 추는 우리의 손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분석의 귀재’다. 경기 비디오를 수차례 돌려보고 세밀하게 상대 전력을 분석해 전략을 짠다. 그리곤 선수들을 불러 역할을 꼼꼼히 설명해준다고 한다. 그의 능력은 2019년 8월 우리 대표팀이 난적 태국을 상대로 4연패를 끊었을 때 가장 빛났다. 라바리니 감독은 태국의 에이스 눗사라 톰콤이 발걸음을 몇번 떼고 점프하는지까지 분석했다. 선수들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비선수 출신인 그는 16살이던 1995년에 이탈리아 청소년대표팀 코치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2007년에는 이탈리아가 유럽 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하는 데 기여했다. 2017년부터는 브라질 프로배구 미나스 테니스 클럽을 지휘했다. 2018년 중국에서 열린 세계클럽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김연경이 있던 엑자시바시(터키)를 이겼다. 당시 김연경은 별다른 스타 선수가 없이 끈끈한 조직력을 보인 미나스의 배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2019년 1월25일 우리 여자배구 사상 첫 외국인 대표팀 감독이 됐다. 부임 초반에는 지도력에 의심을 많이 받았다. 별다른 성과도 내지 못했고 올림픽 직전에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나가 15경기에서 3승12패를 기록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굴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인 ‘팀 배구’를 대표팀에 접목시키기 위해 선수들을 꾸준히 지휘했다. 그 결실을 이번 올림픽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김연경에 의존됐던 대표팀 공격을 다변화시킨 것이 가장 큰 성과다. 그러면서도 김연경의 실력이 100% 발휘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월 터진 학교폭력 사건으로 이재영, 이다영 자매가 국가대표에서 제외되면서 생긴 공백과 균열도 빠르게 잘 메웠다.


6일 세계랭킹 3위 브라질과 하는 4강 경기도 라바리니 감독이 있어 우리는 두렵지 않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금 꾸고 있는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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