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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vs" 저질 인신공격" '줄리 벽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21.07.30 10:27 기사입력 2021.07.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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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인신공격했다는 논란 불거져
벽화 주인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묻지마식 인신 공격 자제해야" 정치권서 자제 촉구
전문가 "표현의 자유는 중요…다만 자기 발언 책임질 수 있어야"

지난 29일 서울 종로 한 골목길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비방 목적의 벽화. /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지난 29일 서울 종로 한 골목길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비방 목적의 벽화. /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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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야당 지지자 아닙니까?" , "표현의 자유 보장해야죠."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에 등장한 이른바 '쥴리 벽화'를 두고 표현의 자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벽화를 설치한 건물주는 자신의 사유재산을 이용한 풍자에 불과하므로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저질 인신공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되, 시민 스스로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는 성숙한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쥴리 벽화는 종로구 관철동에 있는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졌다. 이 건물 1층 벽에는 현재 총 6점의 그림이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는 글이 적혀있다. 또 다른 벽화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와 함께 금발 여성이 그려져 있다.


벽화에 언급된 '쥴리'라는 여성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을 근거로 삼아, 김 씨가 과거 유흥업소에서 활동하던 당시 사용한 예명이 쥴리라며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벽화를 직접 설치한 건물주 여모 씨는 2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벽화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영역에 있다"며 "쥴리가 직접 등장하기 전까지는 철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여 씨는 현재 김 씨 본인은 자신이 쥴리가 아니라며 부정하고 있으므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주장했다. 그는 "누구 명예가 훼손됐다는 말이냐"라며 "현재 쥴리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벽화로 풍자도 못 하느냐"라고 되물었다.


다만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쥴리의 꿈' 등 관련 문구는 지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0일 오전 10시께 벽화는 현재 여성의 얼굴만 남긴채 '쥴리의 남자'들 등 문구는 페인트로 덧 칠해졌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일명 ' 쥴리 벽화' 관련 '쥴리의 남자들' 문구와 검사들 글이 페인트로 지워져있다. 문구를 삭제한 서점 관계자는 "생계를 위해 지웠다"고 설명했다.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30일 오전 서울 종로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일명 ' 쥴리 벽화' 관련 '쥴리의 남자들' 문구와 검사들 글이 페인트로 지워져있다. 문구를 삭제한 서점 관계자는 "생계를 위해 지웠다"고 설명했다.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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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의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일반인에게 심한 모욕을 줬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친문 인사가 종로 한복판에 억지스러운 '사유지의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며 "바로 옆 건물에 스피커를 달아서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을 계속 틀고 벽에 여배우 스캔들을 풍자하는 벽화를 그리면 뭐라 할까"라고 꼬집었다.


여당 내에서도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 유권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는 이날 남영희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며 "윤 전 총장의 아내라는 이유로 결혼 전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비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 아니냐를 떠나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정치와 무관한 묻지마식 인신공격은 자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쥴리 벽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는 옹호가 나오는 반면, 사실상 명예훼손과 다를 바 없는 인신공격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른바 '쥴리 벽화'(좌)와 한 보수 유튜버가 트럭으로 벽화를 가린 모습 /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이른바 '쥴리 벽화'(좌)와 한 보수 유튜버가 트럭으로 벽화를 가린 모습 /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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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A 씨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불쾌할 수는 있겠지만, 집주인이 자기 재산에 그림을 그린 걸 가지고 뭐라 할 근거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표현의 자유가 반드시 지켜지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회사원 B(33) 씨는 "여당 지지자들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그렇게 따지면 보수 유튜버들이 명예훼손을 한 게 훨씬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 쥴리는 실명은 쓰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직장인 C(28) 씨는 "대권주자의 부인이라고 해도 엄연히 공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며 "일반인의 사생활 문제를 놀림감으로 삼은 거고, 그런 점에서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은 더욱 지켜져야 할 가치가 있다"라며 "이런 저질 인신공격을 계속 용납하다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난장판이 될지 생각해 보라"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정당 지지자들이 선거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점점 보편화되는 만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발언의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다소 생소하지만, 사실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벽화를 통해 상대 정당 인사를 공격하거나, 자신의 지지를 표명하는 모습이 보편적이다"라며 "국내에서도 이런 문화가 점차 확산하기 시작한다면 정치권이나 언론이 여기에 대해 일일이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서구와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에 차이가 있고, 또 국내에는 명예훼손법이 있는 만큼 환경이 다르다는 것"이라며 "지지자들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되, 그 표현이나 발언을 함에 있어서 시민들이 스스로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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