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재봉쇄에 얼어붙은 투자심리‥위험자산 일제 하락
델타 변이 확산에 투자 심리 위축
안전 자산에 자금 몰려...미 국채금리 1.17%까지 하락
코스피 3일 연속 하락
"재확산, 경기 민감주 하락 압박"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황준호 기자]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시작된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안전자산으로 투자가 몰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보여온 급격한 V자형 회복 대신 불확신한 성장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취임 6개월을 맞아 가장 큰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하면서 "경제가 벼랑 끝에서 되살아났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금융시장 혼란은 막지 못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브라이언 야브러우 애널리스트는 "델타 변이로 인한 신규 감염자 확대와 LA 지역의 실내 마스크 착용 재개가 투자자들을 검증된 코로나19 수혜 주에 몰려들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회복세 꺾인다"에 베팅한 투자자들= 마침 이날 영국은 코로나19 방역을 전면 해제했지만 시장은 경제회복 지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날 미국이 영국에 대한 여행금지 경보를 발령한 것도 코로나19 경계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은 델타 변이 확산속에 각국이 재봉쇄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연일 추락 중인 미 국채금리는 경제 둔화 우려를 반영하는 지표로 꼽힌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1%대까지 진입했다.
국채금리는 향후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반영한다. 미 국채금리는 경제 재개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확산하며 연초 0.9%에서 1.7%까지 상승했지만 최근에는 연일 하락 중이다. 경기 둔화를 예상한 투자금이 밀물처럼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큰손 투자자들이 증시가 연일 최고점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하고 채권을 매입하는 전략에 나선 것도 현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웨이 레니 펜 뮤처얼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경제가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상당히 둔화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미국 소비자 태도지수가 80.8로 시장 예상 86.3을 크게 밑돈 것도 경제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경제 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인플레이션 상승이 기업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는 뜨겁게 달아올랐던 상품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 상황을 반영해 ‘닥터코퍼’라 불리는 구릿값도 이날 런던 금속시장에서 1.4%나 하락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기술적 조정과 성장 둔화 우려가 동시에 반영되며 모든 자산군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델타 변이 영향이 크지 않으며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창업자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가 경제 재개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오늘 금리에 최대한 많은 자금을 빌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스피, 3거래일 연속 약세= 글로벌 증시 하락은 한국 증시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일 오전 10시2분 현재 코스피는 12.23(0.38%) 내린 3231.81을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022억원, 668억원 규모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기관이 268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증시를 지키고 있는 상태다. 시가총액 상위 8위까지 종목이 모두 하락세다. 코스피는 전날도 1.00% 하락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발 경기회복세 지연 우려에 따라 소재, 산업재 등 경기 민감주, 경제 재개 관련주들 위주로 주가 하락 압력이 유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유럽 증시가 지난 10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고 미 증시 또한 낙폭을 확대하며 마감한 점은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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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서 연구원은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와 달리 경제 봉쇄가 전면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 국제 유가의 급락도 선물 만기일로 인한 일부 수급적 요인으로 과도한 변동성을 보였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의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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