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섭의 금융라이트]깎아지를 듯한 '대출절벽' 어떻게 생겨날까?
당국 규제·금리 인하 등이 대출 절벽 원인
각종 우려에도 아직 최고금리 인하 부작용 없어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깎아지를 듯한 절벽을 내려다보면 아찔하면서도 두려운 감정이 듭니다. 금융권에도 유명한 절벽이 있습니다. ‘대출절벽’인데요. 대출 절벽은 어떻게 생기고 왜 위험할까요?
대출절벽은 금리나 정부 규제 등으로 갑자기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출 심사에서 탈락하는 현상뿐 아니라 과거보다 비싼 금리를 내거나 한도가 줄어드는 것도 포함됩니다.
원인은 다양합니다. 당국이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도록 규제를 옥죄면 민간은행은 대출한도를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같은 대출 총량규제가 시행되면 소득대비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죠.
법적으로 정한 최고금리를 내리는 정책도 대출절벽 가능성을 높입니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민간은행이 대출을 더 깐깐하게 심사합니다. 돈을 갚지 못할 것 같은 사람에게는 돈을 잘 빌려주지 않겠죠. 은행도 대출 과정에 비용이 발생하는데 최고금리가 너무 낮다면 대출 영업도 위축될 것이고요.
대출절벽이 위험한 건 피해자가 대부분 저소득·저신용자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이유로 대출 심사가 깐깐해지면 신용등급이 낮고 생계가 어려운 이들일수록 ‘상환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돼 돈을 빌리기 어려워집니다.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한 사람 중 일부는 다급한 사정에 금리가 매우 높은 불법 대부업체에 손을 내밀 위험도 있고요.
대출절벽 우려 컸지만, 금융위 "최고금리 부작용 없어"
대출절벽 우려는 지난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더 가중됐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법정 최고금리가 지난 7월 7일 24%에서 20%로 인하되면 추후 31만6000명의 금융 이용이 축소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3만9000명은 불법 사금융에 빠질 것으로 봤고요. 학계에서는 부작용이 더 커 수십만명이 대출절벽을 마주하게 될 거라고 경고성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비슷한 실례도 있었습니다. 서민금융연구원이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된 여파를 분석했는데 대부업체 신규대출 신청자와 승인고객 수가 가파르게 줄어들었죠. 설문에 응답한 대부업체 중 모든 신용대출을 중단했다는 곳도 9.7%포인트 늘어난 16.3%에 달했습니다.
2010년 최고금리를 29.2%에서 20%로 빠르게 내린 일본에서도 비슷한 선례가 있었습니다. 여신금융연구소의 ‘일본 대금업 규제 강화 이후 10년간의 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등록 대금업체는 1647곳으로 2009년 3월보다 73.3% 줄었다고 합니다. 일본금융청은 2010년부터 불법대금업 이용경험자가 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고요.
하지만 각종 우려에도 아직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절벽이 나타나진 않았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최고금리 인하 시행상황반' 제2차 회의를 열고 최고금리 인하 영향을 받는 저신용자 신용대출 시장 동향을 점검했습니다. 금융권에서 인하 전후로 신용대출 취급량이 크게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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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행에 따라 '햇살론17' 금리를 2%포인트 낮춘 ‘햇살론15’도 출시된 상태입니다. 햇살론은 연 소득 3500만원 이하 혹은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 신용평점 하위 20%인 최저 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 대출 상품입니다. 7일 출시한 이후 15일까지 공급된 건수는 6159건, 규모는 404억600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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