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TDF 시장서 독자 운용 나서

미래에셋, KB, 키움자산운용 등
독자운용 비율 50% 넘어서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KB자산운용이 TDF(타겟데이트펀드) 독자 운용에 나선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이달 중으로 뱅가드와 자문 계약 종료에 따른 대고객 안내문을 선제적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말 키움자산운용이 SSGA와 자문 계약을 종료한 데 이어 KB자산운용도 연내 뱅가드의 아시아 시장 철수에 맞춰 자문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KB자산운용은 뱅가드와 협업해 2017년 7월 ‘KB온국민TDF’를 출시한 이후 4년간 뱅가드의 자문을 구해 펀드를 운용해 왔다. 그간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외국계 운용사들과 위탁 또는 자문 계약의 형태로 TDF를 운용해 왔다. 위탁 운용은 운용의 주체가 해외 운용사인 운용 형태이고, 자문 계약의 경우에는 외국계 운용사의 자문을 바탕으로 국내 운용사가 운용 주체로 펀드를 운용하게 된다.

김영성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상무는 “자문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연금 운용 핵심 노하우인 글라이드패스는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뱅가드와 협의가 끝났다”며 “향후에도 저렴한 보수인 뱅가드의 ETF를 피투자 펀드로 활용하기 때문에 일부에서 우려하는 운용상의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운용사들은 TDF(타겟데이트펀드)를 독자 운용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업계 점유율 1위(43.8%)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출시 단계에서부터 전략 배분과 자산 배분 2개의 TDF를 모두 독자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키움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독자 운용에 나서면서 국내 TDF 시장에서 독자 운용 규모는 50%에 달한다. 일부 운용사들도 독자 운용을 검토 중인데, 지난해 10월 TDF 시장에 뛰어든 메리츠자산운용은 세계시장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독자 운용 하고 있다.

한편, 국내 TDF 시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1년 라이프사이클펀드라는 이름으로 ‘미래에셋자산배분 TDF’를 출시한 이후 연금시장 확대와 맞물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펀드 닥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 TDF 시장 규모는 6조3800억원을 넘어섰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