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도 못하고 사회 갈등만 증폭…상처만 남긴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정권 초 10%대 급격한 인상
고용지표 악화에 비판 직면
산입범위 확대로 勞서도 불만
매년 회의 과정서 노사 갈등
민노총-한노총 노노 격돌도
9차례에 걸쳐 진행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각각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의 기둥 역할을 한 두 인물. 왼쪽은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 오른쪽은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160원으로 정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1만원 달성’ 공약은 지킬 수 없게 됐다. 정권 초 연 16%, 10%대로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는 등 ‘지나친 의욕’이 패착이 됐고 경영·노동계 모두에게도 불만족스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은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최임위가 의결한 6470원이었다. 내년 최저임금은 이보다 41.6% 높은 수준이다. 액수로는 2690원 올랐고 연평균으로는 7.2%씩 오른 셈이다.
현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실현을 위해 집권 초기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강하게 시도했다. 정부 출범 첫해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2018년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고, 다음해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10.9% 인상됐다.
하지만 2018년 국내 취업자 수 증가폭이 한때 월 3000명 증가에 그치는 등 고용 지표가 악화되자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최저임금은 2.9% 오른 8590원에 그치면서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또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로 전례 없는 위기가 닥치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은 1.5%로 역대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정부는 2018년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면서 노동계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문재인 정부 5년, 박근혜 정부까지 더하면 9년간 연평균 7% 넘게 최저임금이 오르고 있어 고용시장에 굉장한 부담을 주고 있었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면 필연적으로 사업주들의 지급 능력이 약해지게 마련인데 너무 급격하게 올린 게 문제"라고 말했다.
최임위는 내년 5.1% 인상률 근거로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최근 발표한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 4.0%에 물가상승률 전망치 1.8%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0.7%을 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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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원 최임위 공익위원 간사는 "내년에는 경기가 (코로나 19 사태에서) 정상으로 복귀할 것을 가정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컨센서스(의견 일치)가 있었다"며 "올해 경제 성장률 관련 전망치를 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회의 과정에서 격렬한 노사 갈등, 일부 노노 갈등이 일었던 점도 오점으로 남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9인의 근로자 위원 중 5인을 차지해야 한다고 격렬하게 항의한 바 있다. 한 최임위원은 "9차례에 걸친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에 올해 새로 합류한 위원들이 강한 발언을 자주 했고 노사 모두 특정 공익위원을 향해 본인들의 주장을 표현하기보다 노사 위원끼리 격론을 벌인 적이 많았다"며 "때때로 민주노총 위원들이 한국노총 위원들의 의사 표현에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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