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빚 경고등]빚더미 청춘에 "대출 더 쉽게"…포퓰리즘 물든 정치권
이달부터 청년 대상 주택대출 정책 완화
대선 다가오자 여야서 관련 정책 우수수
전문가들 "민심 얻으려는 포퓰리즘" 경고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광풍 등의 영향으로 청년층의 빚 부담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오히려 이들 계층의 대출 문턱을 낮추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선을 의식한 포퓰리즘 성격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 같은 정책이 향후 청년층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달 1일 시행된 주택대출 완화 정책이다. 청년·서민 실수요자 등의 요건을 갖추는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대폭 확대하는게 핵심이다. 이전까지 투기·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던 10%포인트의 LTV 우대 혜택이 청년 등 계층에 대해선 최대 20%포인트까지 늘어났다. 따라서 많은 경우 70%까지 LTV를 인정받을 수 있다.
우대혜택 대상 요건도 한 층 낮아졌다. 부부합산 8000만원 이하였던 소득기준을 9000만원 이하로, 생애최초구입자는 9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미만으로 조정한 것이다. 주택가격 기준은 투기과열지구는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 조정대상지역은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완화됐다. 청년 맞춤형 전세 보증의 1인당 한도는 최대 7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높아졌고, 보증료는 연간 0.05%에서 0.02%로 낮아졌다. 공급 규모 제한(총 4조1000억원)은 폐지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책의 효과를 산정하는 것이 아직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특히 청년층의 경우 대출의 목적 중 가장 큰 부분이 주택이라서 청년층 대출 총량의 볼륨이 확대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무리한 주택정책으로 집값을 유례없이 빠르게 끌어올려 내집마련의 기회를 축소시켜놓고는 뒤늦게 ‘빚 더 내게 해줄테니 집 사라’고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대선 레이스 본격화…청년 겨냥한 포퓰리즘도 기승
청년층의 금융애로를 앞세운 포퓰리즘 정책은 여야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더욱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창하는 ‘기본대출’이 일례다. 기본대출은 모든 국민에게 연 2.8% 금리로 1000만원을 빌려주자는게 골자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만 19~34세로 기본대출 대상을 특정하고 1회에 한해 최대 1000만원까지 연 3%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자는 ‘기본대출법’을 대표발의하는 것으로 기본대출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은 청년층 전월세 대출 한도를 크게 높이고 보증료는 낮추는 등 청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또한 금융규제 완화로 청년층의 표심을 자극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을 비판하며 청년ㆍ신혼부부 등에 대한 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을 최대 20%포인트까지 상향조정하고 취득세를 감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내집마련을 하려는 무주택 청년 등의 LTV를 100%까지 인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은 상환 능력이 있는 청년의 생애 최초 내집마련에 대해 LTV를 90% 이상 풀어줘야 한다는 내용의 구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밝히고 정부에 이 같은 방향의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당장 민심만 얻고 보자는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하고 "이들(정치인들)은 5년 뒤, 10년 뒤의 미래를 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기본대출과 관련해선 "청년들에게 누구나 심사 없이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독 묻은 고기를 입에 넣어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