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추경서 배정된 손실보상액 3개월간 총 6000억원
정부 추산 거리두기 4단계서 피해 입을 업체 약 96만곳
1곳당 평균 20만원…與서도 "피해지원 늘려야" 목소리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첫날인 12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하다. 4단계 조치로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까지, 이후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첫날인 12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하다. 4단계 조치로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까지, 이후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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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어떻게 장사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하네요.", "이러다가 전부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전날(12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방역조치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영업상 불편을 겪어야 했는데, 이 시점에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까지 올라가면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가운데 일부 자영업자들은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흡하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통과한 추가경정(추경) 예산 또한 피해를 볼 자영업자 수에 비해 손실보상액이 지나치게 적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방역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거리두기 4단계 격상 배경을 설명했다.

4단계는 개편된 거리두기 최고 단계로, 오후 6시 이전에는 사적모임이 최대 4인까지 허용되다가 6시 이후부터 2인 이하로 제한된다. 1인 시위 이외의 집회와 행사는 전면 금지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또 정부는 클럽,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 유흥시설의 집합금지 명령을 유지하고, 백신 접종자에 적용 방침이었던 방역지침 완화조치도 유보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수도권의 국민께 다시 한번 일상을 양보하고 고통을 감내해 주실 것을 요청해 죄송하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도 어려움을 드리게 돼 송구스럽다"며 "피해를 온전히 회복시켜 드리기는 힘들겠지만, 정부는 손실보상법에 따라 향후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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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현장의 자영업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그동안 방역조치로 인해 음식점 등 대면 사업은 이미 한계에 몰렸는데, 갑작스럽게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로 격상하면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서 음식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요식업 종사자 30대 A 씨는 "거리두기 4단계는 사실상 자영업 하는 사람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적자 보면서 버텨왔다.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업체들이 많다"며 "뭔가 제대로 피해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다들 장사 접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난지원금, 자영업 손실보상제 등 정부 지원이 피해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불만도 나왔다. 아버지를 도와 곱창구이 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B(32) 씨는 "물론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월세만 한달에 수백만원씩 깨지는데 재난지원금 몇번 주는 거 가지고는 도저히 버틸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방역조치를 강화하려면 정부가 피해액을 보상하라", "이러다 다 굶어 죽겠다" 등 불만이 터져나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손실보상 소급적용'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나눠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손실보상 소급적용'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나눠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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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회에서는 집합금지·영업제한 등에 따라 손실을 본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의 보상·지원을 의무화하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손실보상법)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차 추경안에 손실보상 예산 6000억원을 배정했다. 3분기(7~9월)에 걸쳐 한달에 2000억원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거리두기 4단계 때문에 피해를 볼 자영업자 숫자에 비하면 손실보상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데 있다. 정부는 이번 거리두기 격상으로 손실을 볼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이 약 96만곳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단순 계산시 이들 업소 1곳당 받을 수 있는 손실보상액은 월 20만원 수준에 그친다.


손실보상법의 세부 규정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 법안을 보면, 법안 공포일로부터 시행일까지 3개월 동안만 소급적용 기간이 적용된다. 과거의 방역지침으로 인한 손실분에 대해서는 피해지원 형태로만 일부 보전된다. 누적 피해액을 일일이 계산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신속한 지원이 먼저라는 게 여당의 설명이지만, 국민의힘·정의당 등 야권은 "가짜 손실보상법"이라며 규탄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손님 끊긴 한 재래시장 모습.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손님 끊긴 한 재래시장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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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당에서도 추경을 재편성해 자영업자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경의 새로운 틀을 고민하자"며 "피해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추경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 다른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또한 "(재난지원금) 80%, 100% 논쟁은 중지하자.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피해가 커질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추경 심의 과정에서 대폭 확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는 수십만명에 이르는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사회적 재난에 대한 구제의 차원에서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손실보상법의 문제는 손실과 보상의 기준 모두 애매하다는 데 있다"며 "손실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피해액을 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 이에 대한 보상액 자체도 1인당 평균 20만원 수준이라면 소상공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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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미 국내에서는 재난지원금을 통해 영세 산업체나 자영업자, 일반 개인을 일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굳이 손실보상이라는 틀에 갇힐 필요 없이, 재난에 대한 지원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해 신속하게 도움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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