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정부가 9일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두고 경영계에서는 시행령의 내용상 기준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며 기업인에 대한 과잉 처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정부는 이달 12일부터 40일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고 이후 시행령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법안은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 발생 시 해당 기업과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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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는 처벌 대상이나 수위, 경영자 의무의 정의 및 범위 등에서 구체적인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다며 입법예고 기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법안의 내용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의 노동 분야를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시행령 제정안은 경영책임자의 의무 등 많은 부분이 여전히 포괄적이고 불분명해 어느 수준까지 의무를 준수해야 처벌을 면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입법예고 기간에 산업현장 의견을 충분히 검토·반영해 현장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총은 이번 시행령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직업성 질병' 목록만 규정하고 중증도(부상자의 6개월 이상 치료)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중대재해로 볼 수 없는 경미한 질병까지 중대산업재해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경영책임자의 개념과 범위가 규정되지 않아 의무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경영책임자의 의무인 안전보건관리체계 내용(적정한 예산, 충실한 업무 등)이 모호하고,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경영책임자가 준수해야 할 의무를 예측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만일 경영책임자가 선량하게 의무를 다했음에도 개인의 부주의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중대재해 발생시 경영책임자에 대한 면책 규정이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입법예고 기간을 감안할 때 법이 시행되는 내년 1월말까지는 법에서 규정한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모두 최초로 이행하는데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고충도 토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경영책임자 등이 이행해야 하는 의무 범위가 모호하고 법률에서 위임한 안전보건관계 법령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는 등 불명확한 점이 있다"며 "산업현장에 많은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련도 제정안에서 의미하는 '직업상 질병'과 관련해 중증도와 치료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어 경미한 부상도 중대재해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면서 기업인에 대한 과잉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산업안전은 경영책임자 뿐만아니라 현장 종사자의 안전의무준수도 중요한데 이에 대한 규정이 없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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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업재해의 사전 예방보다 사후 처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행령의 근원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정의해야 하는 시행령에서 적정한 인력·예산 등 모호한 기준의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혼란을 발생 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데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노·사·정이 함께 실효적 방안 마련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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