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00원과 8720원 사이…7차회의서도 勞使 샅바싸움
노사 '평행선'…'동결안 철회' vs '기필코 동결'
勞 "가구생계비 기준" vs 使 "파부침주 심정, 동결 지킨다"
勞 "경제 회복 중" vs 史 "소상공인·中企 지불능력 한계"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얼마로 정할지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6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노동계는 "동결안을 철회하라"고 경영계를 압박한 반면 경영계는 "파부침주(싸움터로 나가면서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혀 사생결단을 낸다)의 심정으로 반드시 동결을 지켜내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7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이 각각 제출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놓고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를 계속했다. 지난달 29일 제6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시간당 8720원인 올해 최저임금보다 23.9% 높은 1만8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출한 바 있다.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과 같은 8720원을 내놨다. '동결'을 요구한 것이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전혀 다른 근거를 제시하며 '동결은 절대 안 된다' '동결을 관철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해서 밝혔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을 깎거나 동결하자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이라는 최저임금 제도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경영계에 동결안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현행 고용보험법상 최저임금 80%를 실업급여 하한액으로 정하고 있어 구직 급여액은 6만120원인데, 이는 2019년 최저임금인 8350원을 기준으로 책정된 금액"이라며 올해 7.8% 이상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으면(9400원) 4년째 구직급여가 동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불평등 치료는 최저임금 백신으로'라 새겨진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회의에 임했다. 박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평등 및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돼 소득 증대 및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는 게 현재의 재난을 극복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4.2%, 물가상승률 1.8% 전망한다고 했다"며 "대기업 재벌 중심 다단계 하청 구조로 여전히 저임금노동자 비중 높아지고 있고 한국의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가구 생계비 기준에 최저임금 수준을 맞춰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경영계는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이 '한계상황'에 내몰렸는데 어떻게 최저임금을 올리냐고 반문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에 대해 "하루하루 삶의 터전에서 목숨을 내놓고 생활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기업에는 절망에 가까운 무리한 요구"라고 했다. 소상공인 등의 임금 지급 능력이 '한계 상황'이라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아르바이트생, 고령층, 주부 등 취약계층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 전무는 소상공인연합회 조사 결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약 86%는 관리비용(인건비, 4대보험 등)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불공정은 8%에 불과했다고 알렸다. 박 부위원장의 논거를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노동계가 현 정부의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로 지난 정부의 7.4%보다 높은 7.5%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에 6.3% 이상 올려야 한다(9270원)고 주장하는데, 지난 정부의 연 평균 경제성장률 3%와 현 정부의 2%는 엄연히 다르다"고 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입장에선 지금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이 안 된다고 하고, 저를 비롯한 모든 사용자 위원은 이런 점을 너무나 잘 안다"며 "(경영계는) '파부침주'의 심정과 각오로 최저임금 동결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전원회의에서는 노사 간 논쟁이 과열되면서 격한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를 거론하며 근로자위원들이 '막말에 가까운 말'을 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준식 위원장은 다음 기회에 입장을 내놓겠다며 "노사 위원들은 서로 입장을 이해하는 열린 자세로 심의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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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법정 시한인 6월 말을 이미 넘긴 상황이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다음달 5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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