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부' 신설론 솔솔…산업부, 자체 조직진단 착수
산업부, '조직진단 통한 조직개편 방안' 연구용역
대선 때마다 에너지·통상 업무 이관 논의…차기 대선 앞두고 대응논리 마련 포석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체 조직진단에 착수했다. 지금도 산업·에너지·통상 3개 분야가 합쳐진 '공룡부처'지만, 오는 8월 에너지 전담 차관 신설로 조직이 더욱 비대해질 경우 경우 에너지 또는 통상 부문의 타부처 이관 논의가 재점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소중립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후에너지부' 신설 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 부처 해체를 막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산업부 조직진단을 통한 조직개편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의 주요 내용은 ▲국내외 급변하는 정책 환경 분석 및 산업·통상·에너지 조직의 바람직한 역할 모색 ▲부내·외 조직개편 수요 분석 및 분야별 정책추진체계 점검을 바탕으로 한 조직진단 실시 ▲정책기능 확대에 대비한 효과적인 정책 추진체계 및 조직개편 방향 제시 등이다. 산업부는 실장·정책과장 중심으로 조직진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다음달께 1차 조직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 일자리·지역경제 활성화 등 향후 산업부 정책 방향과 이에 맞춘 최적의 정부조직형태를 고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목되는 대목은 산업·에너지·통상 3개 분야의 '융합적 조직체계' 제시다. 산업부 측은 "행정환경 변화에 대응해 산업·통상·에너지 조직 간 소통 강화를 통해 업무를 효율화하고, 정책기능 확대에 대비한 조직개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산업부는 "매년 실시하는 과제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실시된 조직진단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거대 부처로서 대선 때마다 정부조직개편 대상으로 거론돼 왔던 만큼 향후 조직개편 논의에 대비해 3개 분야의 유기적인 협력 필요성을 강조, 대응논리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현재 산업부 내부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는 건 기후에너지부 신설 논의다. 산업부에서 에너지, 환경부에서 기후변화 업무를 떼어 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후변화 대응으로 탄소중립이 중요해지기 때문인데, 여권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달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을 주장했다.
통상 분야도 대선 때마다 산업부와 외교부 사이에서 핑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통상 분야는 2013년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이관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통상부 부활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백지화됐다. 차기 대선에서 통상·교섭 기능을 어느 부처 소관으로 할 지를 놓고 논란이 재점화 될 가능성이 있다. 관가 안팎에선 최근 기획재정부가 통상 업무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우리가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대거 체결한 상태라 상대적으로 국내 이해관계자별 조정 업무 비중이 커지면서 기재부가 통상 분야에도 영향력을 넓히려고 한다는 것이다.
거대 부처인 산업부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부담이다. 현재 산업부는 1급(고위공무원단 가급·실장급) 공무원이 10명으로 중앙부처 중 가장 많다. 8월 에너지 차관 신설로 에너지 분야 실장이 현재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날 경우 관가 안팎에선 산업부 기능 분할 요구가 나올 수 있다.
일각에선 현재 산업부의 조직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탄소중립은 결국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6%를 차지하는 산업계가 직면한 문제이고, 통상 부문 역시 대외 협상시 기업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려면 지금처럼 한 부처 내에서 산업·통상 부문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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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탄소중립은 결국 산업의 문제"라며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탄소중립 이행방안을 수립하려면 산업·에너지가 한 부처에 있는 현재의 산업부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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