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 사내급식 부당지원 과징금 2349억…최지성 고발
"미전실 주도로 웰스토리 부당지원"…부당지원 기준 역대 최대 과징금
삼성물산 합병 '캐시카우'로 봤지만, 이재용 부회장 승계 관련성·총수 개입엔 선 그어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 급식업체에 사내 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을 보장한 혐의로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349억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검찰 고발키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 합병자금 마련을 위해 미전실 주도로 웰스토리를 일부 '캐시카우'로 활용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인데, 정작 이 부회장 경영 승계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이나 총수 일가의 개입 행위는 발견하지 못했다.
◆"미전실 주도로 웰스토리 이익 보장"…이익률 15.5%로 경쟁사 평균 5배=공정위는 삼성전자·디스플레이·전기·SDI 4개사가 2013년 4월부터 이달 2일까지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웰스토리에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줌으로써 웰스토리가 고이익을 항시 유지할 수 있도록 부당지원했다며 24일 이 같은 제재 방침을 밝혔다.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 2349억원은 부당지원행위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에 부과된 과징금(1012억원) 역시 단일기업 규모로는 최대다(디스플레이 228억원·전기 105억원·SDI 43억원·웰스토리 961억원).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이번 조치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 다수 계열회사들이 장기간에 걸쳐 일감을 볼아주는 방식으로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적발해 엄중 제재한 것"이라며 "특히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를 면탈해 가면서 장기간 은밀하게 진행됐던 계열사 간 지원행위를 적발해 제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 미전실은 2012년 10월 웰스토리 최적 이익 확보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당시 삼성전자 직원들의 급식 품질 불만이 급증하자 식재료비 추가 투입으로 웰스토리의 직접이익률이 기존 22%에서 15% 수준으로 급감해서다. 최지성 당시 미전실장은 이듬해인 2013년 2월 웰스토리 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수수료 지급, 물가·임금인상률 자동 반영 등을 골자로 한 계약구조 변경안을 보고받고 최종 확정했다. 이는 이부진 당시 에버랜드 전략 사장에게도 보고됐다.
결국 2013년 4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SDI·전기가 이 같은 계약구조로 웰스토리와 급식 수의계약을 체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 등 4개사는 이 과정에서 구내식당 경쟁입찰을 추진했지만 미전실이 중단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그 결과 웰스토리는 지난 9년간 삼성전자 등 4개사로부터 25.27%의 평균 직접이익률을 시현했다. 영업이익률은 15.5%로 같은 기간 상위 11개 경쟁사업자 평균 이익률(3.1%)의 5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도 안정적 이익을 토대로 외부 사업장의 경우 영업이익률을 3% 낮추는 수주 전략으로 시장지배력 확대 기회로 활용,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삼성물산 합병 자금조달창구"…총수일가 개입엔 선 그어=공정위는 최지성 당시 미전실장 주도 아래 삼성전자 등 4개사가 웰스토리를 부당지원했고, 모회사인 제일모직(에버랜드)과 구(舊) 삼성물산의 합병을 위한 자금조달에 일부 기여했다고 봤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었던 에버랜드의 100% 자회사인 웰스토리가 취득한 이익을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필요한 대규모 자금수요를 충당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 지분 18.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물산이 최초로 공시한 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 중 74.76%가 웰스토리로부터 발생했다. 실제로 삼정회계법인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가치평가를 실시한 결과 웰스토리 부문 가치는 2조8000억원으로 구 삼성물산 가치(3조원)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았다.
육성권 국장은 "총수일가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2015~2019년 웰스토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금(총 2758억원)으로 수취했다"며 "내부거래를 통해 웰스토리가 취득한 이익이 배당금 형태로 삼성물산에 귀속돼 자사주 매입,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대응, 주주 반발 무마를 위한 배당확대 등 대규모 자금수요를 충당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미전실이 웰스토리를 삼성물산 합병에 필요한 자금조달창구로 썼지만, 이번 행위와 이 부회장과의 승계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총수 일가의 개입 행위도 없었다고 봤다. 총수 일가의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한 삼성물산 합병을 위해 웰스토리가 활용됐다고 강조하면서도 승계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는 다소 상반된 결론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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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 국장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면탈하면서 은밀히 진행되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행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발시 엄중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입찰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고 불리한 조건에서 수주경쟁을 했던 경쟁 급식기업들의 경쟁여건이 개선, 단체급식 시장의 공정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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