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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대출 온상된 SNS]인스타로 숨어든 '불법대출'…노인도 예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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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대출' 해시태그 152만개 우수수
일상 사진 함께 올려 경계 허물어뜨리는 전략도
노인 대상 오프라인 보이스피싱, SNS로 옮겨갈라

[불법대출 온상된 SNS]인스타로 숨어든 '불법대출'…노인도 예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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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급전이 필요해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렸던 이선제(29·가명)씨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에서 대환대출 광고를 접했다. 광고 페이지에는 대출상담사 본인의 얼굴과 일상을 담은 사진, 고객과의 대화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 게시물을 접하고 ‘불법 대출 같지는 않다’고 여긴 이씨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상담사에게 신분증과 주민등록 초본, 최근 3개월 간의 금융 주거래 내역 등을 전달했다. 며칠 뒤 이씨 명의의 1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이 개설됐는데, 돈은 사라진 채 빈 통장만 남고 상담사는 종적을 감춰버렸다. 이씨는 그제야 모든 것이 사기라는 것을 알아챘다.


이씨처럼 다급한 상황에 휩싸인 이들을 현혹해 빚만 떠안기고 돈을 가로채는 대출 사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횡행하고 있다.

22일 인스타그램에서 ‘대출’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자 무려 152만개의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무직자 대출’이나 ‘급전 대출’과 같은 키워드도 수십만 건이 검색됐다. 페이스북에도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자 무직자나 저신용자여도 2002년생 이상이면 3000만원까지 당일 대출이 가능하다는 식의 게시글이 쏟아졌다.


주로 햇살론과 같은 정부 서민금융지원 상품을 안내해주는 식으로 위장하거나, 금융 협단체 소속의 상담사로 신분을 속여 접근하는 식이다. 이들은 정부 로고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태극기 이미지를 쓰거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통합서민금융지원센터’ 등으로 교묘하게 바꿔 이용자들을 꼬드긴다. ‘IBK대출’이나 ‘완전OK대출’처럼 금융회사 상호를 일부 떼어 합법적인 업체처럼 연출하는 곳도 있었다.


일상 사진 올리며 "사기 아니에요"…스마트폰·SNS 이용률 높은 노년층도 위험

최근에는 금전 관련 게시글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함께 올려 경계심을 허물어뜨리려는 곳도 많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얼굴을 공개해 사기라고 의심하지 못했다’는 식의 피해 호소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불법 대출 업체에서는 ‘요즘 보이스피싱 등 사기가 횡행하니 조심하시라’는 문구를 내걸고 배짱영업을 펼치기까지 했다. 보이스피싱 문자와 전화가 이미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SNS 역시 불법 대출 광고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집·적발된 불법 대부 광고는 29만8937건에 달해 24만288건이었던 전년보다 5만8649건(24.4%) 늘었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전화번호 1만1188건을 이용 중지와 인터넷 게시글 5225건의 삭제를 의뢰했다. 게시글 삭제의뢰 건수는 1년 전보다 34.8% 줄었다. 제보가 줄어드는 데다 수법이 갈수록 더 교묘해져 입증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주요 원인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특히 중장년층의 SNS 이용률이 점차 높아지면서 오프라인에서 횡행하던 노인 대상 보이스피싱이 SNS로 옮겨붙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연세 드신 분들에게도 노출 빈도가 잦아지면서 스마트폰과 SNS가 익숙한 도구가 됐다"며 "친숙하고 치밀하게 다가오는 피싱으로 위험과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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