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후 동료들과 3차… 교통사고 사망은 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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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회사가 주관한 송년 회식 이후 별도로 직장 동료들과 술을 더 마시고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 관련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사망한 근로자 A씨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A씨는 2018년 12월27일 회사 지역사업부문 송년 모임에 참석, 3차에 걸친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집 근처 도로를 횡단하다가 마을버스와 충돌해 사망했다. A씨 배우자는 A씨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반려했다. A씨가 마지막으로 참여한 3차 회식은 회사가 주관한 공식적인 모임이 아닌 친목 모임이라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의 일탈 또는 중단'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쟁점은 3차 회식에 대한 업무 관련성 여부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행사나 모임의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상태가 인정돼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이 대법원 판례로 토대로 3차 회식이 업무상 회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3차 회식에 A씨가 근무한 경력이 있는 팀의 전현직 부하 직원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회식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이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씨는 개인적 친분이 아니라 회식 참석자들의 상급자이자 회사의 중간 관리자였던 업무상 지위에서 부하 직원들을 격려할 목적으로 회식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넓은 범위에서 A씨에겐 회사 업무의 일환"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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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쟁점은 A씨가 출퇴근 경로를 일탈했는지였다. A씨는 3차 회식을 마친 뒤 광역버스를 타고 귀가를 했는데, 깜빡 잠이 든 바람에 평소 내리던 정류장을 지나쳤다. A씨는 정류장 2개를 지나쳐 버스에서 내린 뒤 도로를 횡단하려다가 사고를 당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사고 발생 경위 등에 비춰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도중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 A씨의 일부 과실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출퇴근 경로의 일탈 또는 중단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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